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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9월호 | 전시리뷰 ]

《안병진 도자 & 옻칠 전》_2025.7.30.~8.17.
  • 오순화 예술철학 박사, 단국대학교 외래교수
  • 등록 2025-10-02 17:4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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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30. ~8. 17. 아트뮤지엄 려

2025 여주시 미술관 아트뮤지엄 려 공모대관전시

2025 여주 세종문화관광재단 예술지원사업 선정 전시



전통의 두 가지 언어: 계승과 혁신


《안병진 백자전》 (The 28th Ceramic Art Solo Exhibition by Byung-Jin, Ahn/2025. 1. 8 ~1. 21./한향림도자미술관)을 마친 지 불과 6개월 만에 작가는 여주 아트뮤지엄 려에서 개인전 《안병진 도자 & 옻칠 전》을 열고 신작을 선보였다. 1996년 첫 개인전 이후 스물아홉 번째를 맞는 이번 전시는 모교에서 후배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찾아낸 근래의 첫 결과물이다. 


충실한 기본기: 도예가의 조건

안병진 작가는 “도예의 기본은 물레”라고 생각한다. 기본기를 단단히 익히도록 지도해 주셨던 스승님의 가르침이 이런 철학의 토대가 되었다. 작가는 1983년, 김석환 교수님(2012년 작고)과 이부웅 교수님(2025년 작고)을 모시고 도예가의 삶을 살기로 마음먹은 뒤 지금까지 한시도 스승님의 가르침을 잊은 적이 없다. 도예가의 삶을 “가시밭을 걷는 고난의 길”에 비유하면서도 42년 간 지혜롭게 그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스승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지식, 기술, 철학을 확고한 정신적 지 주로 삼아 흔들리지 않았던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게다가 1997년부터 2016년까지 대한민국 최대의 도자기 생산지 중 한 곳에 있는 여주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작업하면서 현장에서 얻은 경험은 이런 철학을 더욱 확고하게 해주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명장, 기능장들이 자리 잡고 있는 여주에서 기술로 승부를 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고 예술가로서의 성과도 단시간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니,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을 갖추는 것이며 그런 후에야 온전히 도예가로 성장 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후배나 제자들에게도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질 것을 강조하며 모든 작업의 토대 를 물레에 두고 시작한다. 작가 역시 대중과 호흡하고 시대를 반영하며 작업하지만 어디까지나 물레작업을 기본으로 하고 전통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만 허용한다.



전통의 계승: 제프 쿤스와 함께

작가는 물레부문에서 만큼은 한국을 대표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전통 옹기 기법인 타레쌓기 방법으로는 장장 4미터에 달하는 투각 화기 작품을 발표하기도 했고 점토 제조에서부터 소성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두려운게 없지만 특히 물레 성형에서만큼은 자타공인 최고의 경지에 섰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20여 점도 모두 물레작업으로 완성한 작품인데, 이번 전시를 위해 모두 100여 점의 작품을 제작했고 그중에 흡족한 작품만을 골라 전시대 위에 올렸다. 전통적인 선의 미를 살린 달항아리와, 준樽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서는 몇 가지 변화를 볼 수 있다. 

우선, 전통적인 선의 미를 그대로 살린 항아리의 표면을 각면으로 처리한 작품의 등장이다. 전시실 입구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고가구를 배치해 그 위에 각호角壺를 올렸고, 달항아리 역시 각면을 살리고 물고기나 가시나무(탱자나무) 조형을 올려 장식했다. 물고기와 가시나무가 특별히 종교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여주를 가로지르는 남한강의 물고기와 도예가의 고된 삶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기면에 각을 살리는 발상은 문득 과거 미술학도들의 기본 입문과정이었던 석고 뎃상을 떠올리고 구 는 면의 집합이고, 면은 선의 집합이며, 선은 점의 집합이라는 점에 착안해서 찾아낸 조형이라고 한다. 작가가 얼마나 기본에 충실한 조형미를 탐닉하는지 그리고 그 변화의 심원에는 얼마나 확고하게 기본을 향한 궤軌가 존재하는지 알 수 있다.   


「심연의 금 Gold of the Deep」 33x33xH35cm | 백자토, 옻칠 | 2025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5년 9월 호를 참조 바랍니다. 정기구독(온라인 정기구독 포함)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모든 과월호 PDF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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