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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월호 | 전시리뷰 ]

《모든 기쁨 Every Single Pleasure》_2025.5.24.~6.8.
  • 정현경 개나리미술관 큐레이터
  • 등록 2025-08-01 16: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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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24. ~6. 8. 개나리미술관



빚고 허물고 

다시 빚는 삶의 기쁨들



‘위대한 남성 작가의 신화’ 속에서 여성 미술가는 오랫동안 미술사에 거론되지 못했던 존재였다. 린다 노클린은 1971년 <왜 위대한 여성 미술가는 없었는가?> 에서 이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주장을 펼친다. 그녀는 ‘위대함’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배타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제도와 기준 위에 세워졌는지를 비판하며, “문제는 우리의 별자리나 호르몬, 생리주기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제도와 교육 에 있다”고 언급하였다. 그러나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여성 예술가들은 여전히 사회적 역할과 책임 앞에서 창작의 시간과 장소를 협상하거나 포기해야 하는 현실에 놓여 있다.

《모든 기쁨 Every Single Pleasure》 는 도예를 전공하고 작가로 활동하다 경력단절을 경험한 다섯 명의 ‘엄마 작가’-유은혜, 진혜주, 박선영, 나정희, 박수진-가 모여 기획한 전시이다. ‘예술가’라는 직업이 내포하는 경제적인 불안정성, 그리고 모성으로 인해, 많은 여성 작가들은 임신과 육아의 시기를 지나며 작업의 단절을 겪는다. 특히 ‘엄마’라는 정체성은 예술가의 고유한 시간과 자리를 가장 먼저 잠식하는 존재가 된다. 그러나, 60대에 작가로 인정받기 시작해 90대에 세계적인 작가가 된 ‘루이스 부르주아’(1911-2010) 처럼, 삶의 복잡다단한 세월 속에서 한 사람으로서의 작가는 완성되어 간다. 누군가의 딸로 태어나 아이를 낳고, 굴곡 있는 삶의 여정들을 지나며 겪은 기쁨과 고통의 기록은 그들의 작업을 더욱 풍성하고 아름답게 만든다.


유은혜 「Home, Salty, Sweety」 60×40×50cm, 36×30×30cm | 

도자기, 산화소성, 칸탈선 | 2025


유은혜는 ‘엄마’라는 정체성과 ‘작가’로서의 자아의 관계를 작업의 주제로 삼고 지속적으로 고민해 온 작가이다. 흙을 다루는 작가의 속성과 가족을 돌보는 엄마의 일상의 유사성에 주목하고, 그 과정이 지닌 내밀한 노동의 가치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진혜주 「Con Ella」 80.3×116.8cm | 캔버스에 오일파스텔 | 2025


진혜주는 ‘사랑이 산도 옮긴다’라고 했던 엄마의 말을 기억한다. 결혼과 출산 이후, 고정되어 있던 세계가 조금씩 흔들리며 변화하는 것을 감지한 작가는, 딸과의 감정을 부드러운 곡선의 산으로 시각화한다.



사진. 개나리미술관 제공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5년 7월 호를 참조 바랍니다. 정기구독(온라인 정기구독 포함)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모든 과월호 PDF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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