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영 개인전 <도자로 그린 회화>
캐스팅 기법을 사용한 동시대적 감각의 백자로 추상도자의 세계를 구축해 온 강석영의 작업은 조형원리에 충실한 형태를 만들고 물리적 충격을 가해 우연적 효과를 가미함으로써 인위적인 자연성을 추구한다. 하얀 백토를 고온에서 소결시켜 발현되는 순도 높은 백색과 유약을 사용하지 않은 표면은 작품의 간결함과 감각적 요소를 더하며 태토 자체에서 배어 나오는 은은한 광택은 부드러운 흙의 감촉을 전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 특유의 미니멀하면서도 감각적인 입체작업과 더불어 회화성이 돋보이는 평면작업을 주로 선보인다.
추상화 같기도, 산수화 같기도 하고 인상파의 작품이나 올오버 페인팅이 연상되기도 하는 강석영의 신작은 석고 틀을 이용하여 도자로 만든 판이다. 1300도의 높은 온도에서도 휘어지지않게 종이와 같이 평평한 도자 판을 만드는 작업은, 그것도 캐스팅 기법으로 만들기는 쉽지 않다. 성형뿐만 아니라 건조과정과 소성과정에서의 변형을 치밀하게 계산하고 예측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작가가 오랫동안 천착해왔던 재료와 기법에 대한 끊임없는 실험과 탐구가 드러난다. 하얀색 도자판 위에 안료를 섞은 흙물을 커다란 붓질로 표현한 작업에서는 운동감, 속도감과 함께 작업과정에서의 신체의 괘적을 감지할 수 있다. 도판 표면 위에 덧입혀진 흙물의 두께감은 획을 긋기 위해 작가가 행한 순간의 격렬한 제스처를 그대로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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