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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5월호 | 전시리뷰 ]

호랑이에 담긴 대한민국의 정서
  • 편집부
  • 등록 2023-07-18 13:2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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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에  담긴 대한민국의 정서

신현문 도예가의 열다섯 번째 도예전 <아~조선!>이 4월 5일부터 10일까지
갤러리 인사아트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는 옛 문헌, 민화에서 자주 등장하던
조선 호랑이를 작가의 한국적 미감과 정서로 표현한 신작 23점을 선보였다.
작가의 호랑이는 꼬리에 앉은 작은 새를 마주하고 있거나, 훈장님처럼 곰방대
를 물고 있는 등 유쾌하고, 친근한 인상을 풍긴다. 이는 전통 민화 <까치와 호
랑이>에서 느낄 수 있는 익살스러움과 고난 속에서도 피어났던 우리나라 고
유의 ‘흥’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또한 작가는 호랑이 조형을 인화문, 귀얄 기법
으로 장식하여 분청이 지닌 자유분방하고, 활력이 넘치는 정서를 더했다.
작품의 주된 요소로 호랑이를 택한 이유에 대해 작가는 “조선시대 때 일제 탄
압의 대상이었던 호랑이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이자, 국민을 상징한다.”고
전했다. 해학적이고, 따스하게 표현된 호랑이는 작가가 바라는 국가와 국민의
모습이자 대중에게 대한민국이 마주한 사회적 이야기를 전하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으로 전시의 소주제로 선보인 「조선의 딸」 시리즈는 일제 강점기에 강
제 징용을 당한 위안부 피해자를 위로하고자 제작되었다. 두 눈을 감고 있는
소녀를 품에 안은 호랑이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그 시대의 소녀들을 지켜
주지 못했던 미안함과 국가에 기대어 편히 쉴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광화문, 동대문(흥인지문), 숭례문을 표현한 작품도 인상적이다. 국가를
지키는 성벽이었던 만큼 각 문이 듬직한 호랑이의 다리로 표현되었으나, 숭례
문의 한쪽 다리만 어색할 정도로 단순한 조형으로 표현되었다. 2009년 숭례
문 방화사건 이후 부실 복원된 국가 보물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보다 가볍게 국민과 국가의 관계를 표현한 작품도 있다. 가래떡처
럼 긴 원통형 몸체를 자랑하는 호랑이 위에 작은 호랑이들이 해맑게 뛰어노는
조형이 대표적이다. 모성애를 지닌 어미 호랑이처럼 대한민국이 국민을 보살
피는 국가이자 누구나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
이 담겨 있다.
작가의 익살스럽고 해학적인 호랑이를 통해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잊지 말아
야 할 역사적 사건과 사회적 태도를 생각하게 된다. 신현문 도예가는 이번 전
시를 통해 “우리나라가 작품 속 호랑이처럼 편안하고, 흥겨운 나라가 되길 바
라는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글·사진. 이은미 기자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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