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의 전시 읽기 | CURATOR’S EXHIBITION CHOICE
아름답지만은 않은 키키 스미스
글. 허미석 독립큐레이터 사진.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키키 스미스―자유낙하>
2022.12.15.~3.12.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키키 스미스—자유낙하>전은 키키 스미스의 아시아 첫 미술관 개인전이다. 1980년대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며 현재까지도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스미스는 인간의 신체에 대한 관찰을 드로잉, 판화, 조각, 태피스트리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신체를 심미적인 대상이 아니라 경험을 담는 하나의 매체로 인식하는 작가는 그 외형뿐만 아니라 내부의 분비물, 배설물, 그리고 순환계를 다룬다. 스미스는 몸의 표면과 내부적 기능 사이의 경계를 흩뜨리며 정돈되어 보이는 신체의 적나라한 이면을 표면으로 드러내는 애브젝트 아트abject art의 대표 작가 중 한 명이다. 가족의 죽음으로 인해 신체의 기능과 생명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갖게 된 작가는, 신체의 불완전함과 자연에 대한 탐구로 작품세계를 확장해왔다. 현 세상은 자유로운 몸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신체에 대한 과열된 관심으로 인해 어떤 형태이든 당당한 몸에 대한 열망과 동시에 아름다움과 건강함에 대한 환상이 공존하고 있다. ‘신체에 대한 해부학적인 시선’이 새삼스러운 것 같아도 우리 몸의 물질성에 대해 마주하는 기회가 되는 해당 전시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이유이다. 전시 속 작품들은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몸을 어떻게 바라보는 지, 그리고 시간이 지나며 노화되고 기능이 퇴화하는 신체를 마주
하는 방식은 무엇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하게 한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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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2년 12월호를 참조 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