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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9월호 | 전시토픽 ]

[전시토픽] 충북의 공예가전 <혼행일치>
  • 편집부
  • 등록 2022-10-04 12:57:08
  • 수정 2022-10-04 12:5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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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토픽 | EXBIHITION TOPIC]

 

공예가의 사유와 행위가 일치하는 ‘혼행일치’

글·사진. 차윤하 기자


조광호 전시전경


충북의 공예가전 <혼행일치>
7.19.~8.14. 청주시한국공예관
충북 청주시 청원구 상당로 314
T.043.268.0255 H.cjkcm.org
참여작가   김영조, 김유진, 신영옥, 윤성호, 조광훈, 최규락, 하명석 총 7명

청주시 한국공예관의 하반기 기획전 <혼행일치魂行一致>가 7월 19일부터 8월 14일까지 총 27일간 문화제조창 갤러리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는 공예의 제작과정에서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몰입하는 순간을 공예의 정신으로 보여주며, 도예를 비롯해 낙화, 목조, 섬유 등 충북의 공예가 7인의 숭고한 노동이 깃든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는 ’혼과 행을 잇다’, ‘직관으로 사유하다’, ‘목소리를 담다’ 3개의 섹션으로 구성했다. 전통 공예 기법, 재료탐구, 조형에 따라 넓고 다양한 방편으로 전달했다. 

숭고한 노동
첫 번째 섹션 ‘혼과 행을 잇다’는 전통 기법을 계승하는 장인들의 작품을 선보이며 행위의 원동력이 되는 장인 정신을 전했다. 낙화장은 뜨거운 인두로 종이, 비단, 나무 등의 재료 표면을 태워내 그림을 그리는 400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 기법이다. 국가무형문화재 136호 김영조 낙화장은 종이와 나무 낙화 작품을 선보이며 깊은 농담을 표현했다. 김유진 낙화장은 전통 낙화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낙화 조명테이블과 트레이를 선보였다.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21호 하명석 목불조각장은 전통 불교조각을 전승하여 제작한 목조불상 7점을 선보였다. 목불조각은 주재료로 하는 은행나무를 베는 것부터 형태를 조성하고 채색에 이르기까지 작품 전 과정에 담긴 장인의 수행자적 면모를 전했다.

재료와 사유의 확장
두 번째 섹션 ‘직관으로 사유하다’는 공예의 확장성을 주제로 재료의 물성을 설치의 영역으로 확장한 사유세계를 보여주었다. 섬유 공예가 신영옥 작가는 초기 작품부터 작품 활동의 전환기별 주요작품 여덟 점을 선보이며 섬유와 설치영역을 넘나드는 연출을 드러냈다. 윤성호 도예가는 인공물의 존재감을 기하학적 형태와 금속 질감의 설치 작업을 통해 드러내며 도시 공간 속 만물의 존재 의미를 전했다.

시대상을 전하는 메신저
세 번째 섹션 ‘목소리를 담다’는 도자예술과 순수예술을 융합한 오브제를 선보이며 작가가 포착한 동시대의 사회 문화적 코드를 전했다. 조광훈 도예가는 얼굴을 가린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인물상을 선보이며, 자본주의와 계급사회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나타냈고, 최규락 작가는 노끈, 수세미, 가발 등 일상에서 사용하는 타 재료를 이용해 제작한 인물상을 선보였다. 전통 탈놀이의 해학을 현대적으로 변용하며 사회 현상을 유쾌한 소통으로 풀고자 했다.

이번 전시는 행위의 결과물인 공예품뿐만 아니라 작가의 사유작용이 작품으로 발현되는 과정을 전하며 혼과 행이 교차하는 지점을 선보였다. 전시장에는 공예가들의 작업과정과 인터뷰를 담은 영상을 작가별로 제공돼 작품관에 대한 관람객의 이해를 도왔다. 전통과 현대, 방대한 공예 분야를 아울러 ‘수공’의 끊임없는 노동의 숭고함을 전하며 공예가 가지는 실천적 의미를 재고했다. 이번 전시는 보는 이로 하여금 결과와 성과를 쫒는 현대사회 가치체계 관성에서  벗어나 삶을 살아가는 과정, 그 자체가 주는 가치와 의미를 되새겨보고, 공예의 넓고 깊은 영역이 기술숙달을 바탕으로 예술의 경지에 이를 수 있는 분야임을 살필 수 있는 자리였다.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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