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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9월호 | 전시리뷰 ]

[전시리뷰] 조윤득 <흙과 불의 변주곡>
  • 편집부
  • 등록 2022-09-29 10:34:19
  • 수정 2022-09-29 10: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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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 | EXBIHITION REVIEWS]

 

흙과 불의 변주곡

글. 김영호 중앙대교수, 미술평론가




조윤득 도자조각전
<흙과 불의 변주곡>

2022.8.17.~8.29. 제주갤러리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41-1 인사아트센터 지하1층
T.02.736.1020 H. www.insaartcenter.com


조윤득은 도자조각의 길을 걷고 있는 작가다. 대학에서 미술교육을, 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했으며 일본의 세라믹센터 연수와 국내 클레이아크미술관 레지던시에 입주해 도자예술 세계를 증득했으니 그를 도자조각가라 불러 마땅하다. 모더니즘의 순수혈통주의가 종식되고 장르의 경계를 해체한 포스트모더니즘 시대가 본격화된 20세기 후반 이후의 다변화된 조형예술 세계의 상황을 고려할 때 조윤득이 거둔 도자와 조각의 융합적 성취는 기대 이상의 것으로 보인다.
최근 조윤득은 자신의 예술의욕을 ‘화산섬’과 ‘곶자왈’이라는 주제에 집중시키고 있다. 모두 제주도에 관한 것으로 대부분 이번 여름에 제작된 신작들의 제작 배경이 되는 화두들이다. 이번 개인전은 작가가 태어나고 자란 화산섬 제주와 그 섬을 살아온 제주 사람들의 문화를 오늘의 관점에서 포착해 보여주는 전시라 해도 좋을 것이다. 주지하듯이 21세기의 제주도는 몸살을 앓고 있다. 생태·환경·생명 그리고 자연의 위기로 요약되는 위기의 상황은 비단 제주도만의 것이 아니다. 마스크로 걸러내야 숨을 쉬는 오염된 공기와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그리고 온난화에 따른 화재와 홍수 등 위기의 상황은 전지구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조윤득이 내놓은 화산섬과 곶자왈 시리즈는 이러한 재앙적 상황에 대해 성찰을 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편적 담론을 불러일으킨다. 
조윤득이 내놓은 「화산섬」 시리즈는 말 그대로 용암 화산인 한라산과 기생화산인 오름의 모습을 담아낸 것들이다. 우리는 그의 도자조각에서 화산섬 전역에 펼쳐진 현무암의 물성과 그것이 연출해 내는 신비로운 형상들을 발견할 수 있다. 화산의 화구에서 빠져나온 1,000°C 전후의 용암이 만들어낸 오름과 동굴의 이미지 속에서 제주의 시간과 공간을 읽어낼 수 있는 것은 흙의 조형과 동일 온도의 가마소성을 거쳐 완성한 그의 조형 방식이 이를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더불어 숲」 곶자왈 시리즈는 이 신비스런 돌섬에 형성된 생태계의 단면들을 보여준다. 용암 바위와 그것의 파편 지대인 자갈밭 위에 형성된 곶자왈은 다양한 생태와 생명을 품어 독특한 환경을 일구어 온 영겁의 공간이다. 야생 넝쿨에서 동백나무 군락지에 이르는 다양한 수종으로 구성된 그야말로 제주의 원형적 공간이기도 하다. 나무뿌리와 돌이 서로 뒤엉켜 자라는 원시림의 모습에서 우리는 생명의 신비와 생태의 경이로움을 본다. 그리고 이 자연을 살아온 제주인들의 치열한 삶의 근원을 추상케 해준다. 화산섬과 곶자왈은 제주의 신화와 무속 그리고 방언을 배태시킨 섬문화의 모태이자 상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조윤득의 도자조각은 흙과 불이 일구어 낸 결실이다. 흙이 불을 만나 돌이 되는 이치를 담아낸 신비의 창작물이다. 작가가 사용하는 흙의 종류는 제주흙과 조합토로 불리는 것들이다.
(··· 중략)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26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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