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 Exhibition reviews]
추상도예로 표현하는 내면의 감정 전지연
글. 문다희 기자
전지연 <옴니버스Omnibus>
2022.2.16.~2.22. 경인미술관 아뜰리에
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11-4
T.02.733.4448 H.www.kyunginart.co.kr
「시간의 조각 No.7」 27×27cm| Ceramic|2018 사진_편집부
전지연 작가는 도자 조각들을 모아 모자이크 도판을 만든다. 도판은 면 분할과 색채만으로 이뤄진 추상회화를 떠올리게 한다. 선과 면의 기하학적 요소들은 추상화가 몬드리안의 절제된 표현을 떠올리지만, 전지연의 작업은 감상적 표현을 보여준다. 화면을 구성하는 조각들은 흙의 질감을 그대로 드러내거나, 차분한 색채로 작가 개인의 감성적 조형언어를 가미해 표현하고 있다. 전지연은 흙만이 가진 소박한 멋을 추상회화적 표현과 접목시켜 추상도예라 이름 붙였다.
「감정의 조각 No.6」 32×38cm | Ceramic | 2021 사진_작가제공
전지연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 <옴니버스Omnibus>는 여러 시리즈를 묶어 하나의 화면을 만드는 ‘옴니버스’라는 주제를 차용했다. 비정형의 조각을 재조합한 도판 작업은 이민자로 살았던 기억, 자연에 대한 경외 등 이야기를 담는다. 주제는 내면을 색과 면으로 표현한 평온시리즈, 달항아리를 모자이크 기법으로 구현한 시간시리즈, 경험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감정시리즈, 조각에 단어를 나열해 적은 기억시리즈, 자연의 일부를 오브제에 담은 자연시리즈 등으로 나눴다. 다섯 편의 연작은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작가의 내면을 드러낸다. 「감정의 조각Piece of Emotion No.6」은 뉴욕에 거주하며 느낀 감정을 복합적으로 풀어냈다. 코로나19상황으로 한국에서의 작업을 중단한 채 뉴욕으로 떠나야 했던 그는 친구로부터 한국의 눈 오는 풍경을 사진으로 전달받았고, 그 압도적인 풍경에 감명 받았다. “흰 눈이 온 세상을 뒤덮은 사진을 보고 눈꽃 하나하나가 저한테 쏟아지는 것 같았어요. 누군가 나를 향해 눈꽃을 흩날리며 달려오고 있다는 생각으로 팬데믹으로 지친 마음에 위로를 얻었죠.” 그는 지난해 겨울 한국에 돌아와 작업을 시작했다. 청명한 하늘, 하얀 눈이 꽃처럼 핀 나뭇가지 등 겨울의 색을 각각의 조각으로 풀어냈다. 조각은 각기 다른 형상이지만 퍼즐처럼 맞춰져 일관된 흐름을 보여준다. 작가는 불규칙한 조각이 모여 입체작품으로 구현하는 과정이 우연한 사건들로 이루어진 우리의 삶과 닮아있다고 말한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2년 3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