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짙은 푸른색이 전하는 자비와 위안
도예가 김미경 <처음부터 함께 계셨다>
글. 박진영 객원에디터 사진제공. 김미경 작가
도예가 김미경은 2011년부터 <mom’s room>이라는 큰 주제로 거의 해마다 개인전을 열고 있다. 지난 해에는 코로나19 로 인해 불가피하게 건너뛰었고 올해에 대전의 모리스 갤러리에서 여덟 번째 개인전을 가졌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처음부터 함께 계셨다>. 제목을 보고 언뜻 짐작할 수 있듯이 작가에게 ‘처음부터 함께 계신’ 주체는 하느님이다. “도예가로 20년간 활동해 왔어요. 그동안 작가로서의 삶을 당연하게 만 여겼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변화가 일어나면서 새삼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깨달았습니다. 저의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일들이 두려우면서도 이 모든 일을 관장하시는 하느님의 자비를 느낄 수 있었어요.” 작가는 20년간 대전 시내에서 운영해 온 공방 겸 숍을 닫고 옥천에 있는 작업실로 들어갔다. 평화로운 자연으로 둘러싸인 옥 천 작업실에서 작업에 몰두하는 행복을 누리면서 ‘이 모든 것은 주관하는 그분의 섭리 안에 함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전시장에 들어서서 처음으로 마주한 ‘처음 부터 함께 계셨다’는 우리를 바라보는 하느님의 눈과 그분을 바라보는 우리의 눈을 함께 표현한 작품이다. 수많은 ‘눈’들이 시선을 던지는 이 도판 작업을 통해 작가는 ‘처음부터 함께 계셨다’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주고 있다. 사실 천주교인인 작가에게는 ‘처음부터 함께 계신’ 존재가 하느님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다른 절대자나 신, 혹은 어머 니일 수도 있다. 작가는 그 주체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작품을 보는 사람에 따라 해석은 얼마든지 달라지고 확장될 수 있다. 「바라보다」 시리즈 역시 마찬가지이다. 작가는 성경에 나오는 롯의 아내를 모티프로 여성의 형상을 빚고 그렸지만 감상하는 사람에 따라 어머니나 자신을 넉넉하게 품어주는 존재, 혹은 여성 그 자체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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