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용_빛을 담다
글. 김예성 KCDF갤러리 큐레이터
김준용 작가는 유리라는 매개를 통해 자연에서 체험할 수 있는 하나의 순간을 예술적 과정으로 끌어들인다.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이 빛, 물, 기온과 같은 자연의 기본 질료를 사용하여 사람의 경험을 극대화한 것처럼, 유리 작품을 투과한 빛은 시각적 감상의 차원을 넘어 보는 이의 망막을 촉각적으로 자극하고, 관객은 작품이 있는 공간에서 빛과 함께 공감각적인 경험을하게 된다.
작가는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색과 형태를 사물로 구현하였다. 작품에 자연의 색을 담고 꽃처럼 피어나는 형상의 기물器物로 관객과 소통하였다. 때로는 사진처럼 각인된 풍경의 빛과 찰나를 유리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가 구현하고 싶은 ‘빛’은 사물에서 성취되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빛의 자연 ‘현상’에서 발견된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다.
유리의 색은 단순히 산화물의 발색이 아니다. 유리를 통과한 빛의 파장 현상이 색의 스펙트럼을 만든다. 고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빛이 공간에 종교적 아우라를 만들 듯, 유리 기물을 통과한 빛, 기물이 품고 있는 빛은 그 인식의 순간 사물과 감상의 주체 사이에 공간성을 형성한다. 이독특한 공간성은 빛의 가변적 층위들이 만드는 일종의 분위기다.
꽃의 형상을 닮았던 기형은 빛의 현상에 주목하면서 정형화된 구현의 방식에서 자유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기하학적이고 건축적인, 때론 단순화된 추상 형태는 빛과 관련된 공간적 본질을 찾아가는 하나의 여정으로 보인다.
작품의 제작과정은 공예 기술적으로 난이도 높은 블로잉blowing을 거쳐 재단과 연마공정cold work이 적용된다. 직접 조합한 산화물로 만든 색유리를 계획된 기물 형태로 겹겹이 붙여 스웨덴식 기법으로 두껍게 블로잉 한 후, 재단하고 연마한다. 후공정은 다이아몬드나 크리스털의 제작과정을 연상케 한다. 불투명한 돌의 거친 표면이 빛을 담고 나누는 보석이 되기까지 작품의 형태와 표면 질감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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