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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새롭게 하는 새 만들기
이옥환
글·사진.이예은 기자
새의 각양각색 모양과 빛깔을 흙으로 만드는 이옥환 작가의 <각양각새>전이 지난 4월 21일부터 5월 22일까지 이런건축사사무소에서 열렸다. 작가는 새들이 분주하게 날아다니는 순간을 생동감있는 형태와 자연의 색감으로 선보였다. 작품 속 물총새, 딱새, 후투티 등을 살펴보기 위해 작업실을 찾아가 보았다.
아파트 속 각양각새
이옥환 작가는 ‘새’를 주제로 작업한다. 그는 철저한 분석 을 기반으로 새를 표현한다. 예를 들면 동박새는 동백꽃 의 꿀을 먹으며 서식하는데, 이러한 습성을 파악해 동박 새가 동백꽃 꿀을 빨아먹는 순간을 구현한다. 그는 작품 에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아파트 탐조단’에 가입 해 새의 생김새와 움직임, 찾아오는 나무 등을 관찰하는 활동을 시작했다. 아파트 단지에도 많은 새들이 날아드 는데, 참새, 까치, 비둘기를 비롯해 물까치, 멧비둘기, 울 새, 딱새, 박새 등 다양한 텃새들이 관찰된다. “최근에는 새끼 새들이 많이 보여요. 작고 통통한 것이 참 이뻐요. 반면 어미새는 육아에 지쳐 수척하죠” 작가는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텃새를 작업적 대상으로 삼는다.
관찰과 조사로 완성되는 작업
“지난 달에는 노랑턱멧새를 발견했어요. 샛노란 털이 정 말 아름다워요” 노란턱멧새의 특징은 턱과 머리깃의 선 명한 노란색 털이다. 주로 나무 꼭대기, 전봇대 등 높은 곳에서 생활한다. 작품 속 노랑턱멧새는 붉은 매화나무와 색 대비를 이룬 모습이다. 이밖에도 딱새가 열매를 바 라보고있거나, 물총새가 연밥에 가볍게 앉아있고, 후투 티가 날개를 활짝 피고 날아가는 등 새의 움직임이 작품 안에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는 자연에서 새를 관찰하고, 추가적으로 인터넷과 조류백과 등을 통해 내용을 보완한 다. 그리고 실제 새의 형태와 크기로 성형하고, 새가 자 주 찾아드는 꽃과 나무 등은 배경에 장식한다. 작업과정 은 새의 몸통을 만들고, 흙을 누르고 덧붙여 얼굴과 꼬리 를 세밀하게 표현한다. 몸통은 석고틀을 이용해 가압하 고 새의 체형, 얼굴, 날개, 꽁지 등은 손으로 만든다. 배경 이 되는 나뭇가지나 꽃도 손으로 빚는다. 색장식은 자연 의 색과 가깝도록 조합한 색화장토로 채색하고, 초벌 후 2차 채색을 통해 섬세히 표현한다. 채색을 마친 새와 배 경장식은 묽은 반투명유로 시유한 후 도판위에 조합해 1,250도 재벌소성한다.
새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작은 실천
그는 “늘 한적한 자연에서 사는 삶을 갈망했어요. 탐조를 시작하며 딱딱한 도심에서 자연을 즐기는 방법을 배웠지요”라고 전했다. 아파트 탐조단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 볼 수 있는 새들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동호회로, 140여명의 회원들이 ‘네이처링’을 통해 활동 중이다. 네이처링은 자 연활동을 공유하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생태계를 보전하 는 활동이 주를 이룬다. 탐조 외에도 곤충, 식물 등을 탐 구하는 다양한 탐사 활동을 공유한다. 작가는 탐조와 더 불어 새를 보호하기 위한 작은 활동을 실천한다. 나무에 새집을 설치하고 새들에게 먹이를 주는 버드피딩을 하며 새의 환경을 풍요롭게 가꾼다.
앞으로 작가는 멸종위기에 놓인 새를 주제로 작업할 계 획이다. 이는 위기종을 알리고 보호활동을 유도하기 위 함이다. 그는 “보호는 작은 행동에서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가까이 있는 생명들을 위한 행동을 실천하다 보 면 먼 바다 속 큰 생명들도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서다. 작은 실천들이 모여 풍요로워진 미래를 그려보며, 작가의 오목눈이 새 제작 과정을 이어지는 지면에서 소 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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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1년 7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