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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4월호 | 전시리뷰 ]

사과조형과 연리문이 담아내는 순환과 흐름의 우주원리 조일묵
  • 편집부
  • 등록 2021-05-04 09:33:29
  • 수정 2021-05-04 16: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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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

 

사과조형과 연리문이 담아내는 순환과 흐름의 우주원리
조일묵

 

글.노영덕 미학자

 

조일묵 작가의 작품은 ‘순환’과 ‘흐름’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로 이해된다. 작품의 주가 되고 있는 사과의 조형은 순환을 표현하고 있고 연리문 문양은 파동하는 물결을 연상하게 함으로써 흐름을 표현하고 있다. 이 둘을 통해서 작가는 우주와 존재의 근본 원리를 그려내고자 한다. 순환과 흐름은 서로 무관한 별개의 것 같지만 연결되는 개념이다. 흐르지 않고서는 순환할 수 없기 때문이요, 순환은 유동이라는 흐름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조일묵 작가의 작품에서 사과의 타원형 조형과 흐름의 실루엣을 이루거나 반복의 패턴을 띠는 연리문 문양은 서로를 강화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형태와 문양의 유기적인 상호 보완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단, 왜 사과인가? 사과나무는 세계에서 가장 널리 재배되는 과수다. 사과는 전全 지구적인 과일이요, 그 만큼 인간의 삶과 밀착된 실과란 얘기다. 사과만큼 인간의 역사에 많이 등장하는 과일이 또 있을까? 아예 사과와 함께 인류의 역사가 출발한다. 바로 이브의 사과다. 이후 사과는 인류사의 숱하게 등장해 결정적인 사건을 상징하는 역할을 한다. ‘앎’을 상징하는 이브의 사과 말고도 과학의 상징으로 뉴턴의 사과, 희망의 상징으로 스피노자의 사과가 있다. 그런가 하면 현대문명의 상징으로 스티브 잡스의 사과도 있고 대중예술의 상징으로서의 사과 또한 존재한다.(비틀즈의 음반 제작 회사가 애플레코드사였다!) 현실에서 뿐 아니라 상상의 세계에서도 그러하다. 트로이 전쟁을 촉발한 신화 속 파리스의 사과는 분쟁의 상징이요, 빌헬름 텔의 사과는 저항의 상징이다. 아이들의 동화 <백설 공주>에서도 사과는 여지없이 등장하고 있으니, 실로 사과는 인류 역사와 함께 해온, 인간의 삶을 대변하는 과일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조일묵 작가는 이 사과의 모습에서 순환이라고 하는 우주의 궁극적 원리를 본다. 사과는 위, 아래가 오목하게 들어가 양끝이 맞물린 듯한 외양을 지닌 몇 안 되는 과일 중 하나다. 밖은 안으로 유입되고 안은 밖으로 유출되어 원의 모습으로 순환을 이룬다. 사과는 영원한 고정불변이란 존재하지 않고 모든 것이 흐름 속에서 순환되고 있는 우주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는, 우주의 프랙털인 셈이다. 우주는 태극이라고 하는 점 하나에서 나왔다. 작가는 사과를 이 점으로, 우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무에서 사과가 열매 맺는다는 습관적 사고를 전복하고 사과에서 나무가 자라는 형상을 제시한다. 작가에게 있어 사과는 이렇게 우주적 원리에 대한 메타포이며 작가는 사과를 통해서 순환이라고 하는 우주적 원리를 표현하고 있다.

조일묵 작가의 작품에서 흐름의 메시지를 표현하고 있는 것은 연리문이다. 연리문이 흐름의 실루엣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패턴 무늬는 반복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 순환을 표현한다. 순환에는 반복이 포괄된다. 흐름과 순환이 하나의 우주원리로 종합되듯이 사과 조형과 연리문은 하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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