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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2월호 | 전시리뷰 ]

서동희의 골짜기의 백합화
  • 편집부
  • 등록 2021-03-03 10:09:32
  • 수정 2021-03-03 17: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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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

 

흙의 미학에 담겨진 단순함과 상승의 영성靈性
서동희의 골짜기의 백합화

글. 심상용 미술사학 박사, 서울대학교 조소과 교수

 

1977년 첫 개인전에서 현재까지 서동희의 세계는 변함없이 성서의 이야기와 그 핵심 적 메시지를 전하는 것에 기여해 왔다.
40년, 열 세 번의 전시가 개최되는 동안 그 에게 예술은 무엇보다 자신의 신앙고백의 장이었다. 그는 창작을 통해 하나님의 임재 를 확인하고, 그 경험을 담은 작품들을 통해 동시대와 공유하고자 했다. 그런 의미에서 서동희는 이미 특별하게 언급해야만 하는 작가다.
흙은 서동희에게 단지 조형적 질료 차원의 문제만은 아니다. 서동희에게는 ‘흙이 가진 내면의 본질’인 생명, 곧 창조주 하나님 안 에서 빗어지는 새로운 생명의 의미가 중요 하다. 이 새로운 생명은 그것-흙-의 예민하 고도 즉각적인 가소성, 곧 응답성으로 입증 되고 표현된다. 흙은 주인의 손에서 기꺼 이 빗어진다. 그 과정은 전적인 자기부정과 위임과 순응의 과정이다. 흙은 자신을 맡 긴 채, 빗는 자의 뜻을 온전히 따른다. 빗어지는 객체의 욕망은 빗는 주체의 욕망에 전 적으로 동화된다. 그리고 그렇게 됨으로써 만, 즉 주인이 원하는 것으로 되어감에 의 해서만 자기 자신이 되어갈 수 있기 때문이 다. 이것이 흙이 창조주 하나님 안에서 빗 어지는 새로운 생명의 상징이 되는, ‘천상의 변증’을 대변하는 이유다. 흙은 자신의 궁극 을 주장하지 않는다. 불확실성과 불안 속에 서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디자인할 필요도 없다. 그 과정을 스스로 설계하거나 주관할 이유는 더더군다나 없다.
서동희의 세계는 단순함의 세계다. 이 세계 는 감정적 흥분이나 지적 편협함, 과도한 언 어나 표현의 과잉과 관련된 어떤 것에도 간 섭받지 않는다. 표면의 텍스쳐는 흙과 불의 상호성의 결과 위에 검소하게 머문다. 형태 는 어떤 장식적 과도함도 허용하지 않는다. 섬세한 조형적 기술도 최대한 절제되어 있 다. 이러한 의식적 단순함이야말로 원시 교 회로부터 대를 이어온 그리스도교의 영성 이자 고유한 심미성의 한 특성이다. “의식 적인 단순함은 자기부정이 아니라 삶의 긍 정이다. 자발적인 단순함은 엄격한 내핍을 요구하는 ‘금욕적 단순함’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각 개인이 자신들의 삶의 양식이 이 지구에서 영위하는 일상이라는 행위예술 에 부합할 것인지-품위와 고상함을 유지한 채-의 여부를 숙고하게 하는 - 심미적 단순 함인 것이다.”(듀안 엘진Duane Elgin) 1 도 널 도어Donal Dorr에 의하면, 이 심미적 단순함이야말로 “낭비적이지 않고 불필요 한 소유물들로 혼란스럽지 않은 삶의 영위를 고취시켜줄 수 있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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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1년 2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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