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2020 공예주간> 10선
글. 이수빈 기자 사진. 편집부
공예주간이 올해는 가을 문턱으로 옮겨왔다. 가을 즈음이면 서로 얼굴을 맞대고 공예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는 처음 기대와는 달리 한정된 환경에서 행사가 열렸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여건속에서 열린 <2020공예주간 9.18~9.27 >의 인상적이었던 장면들을 소개한다.
화면으로 만나는 컵과 공예
<컵>
2020.8.26~9.27 KCDF갤러리
서울 종로구 인사동 11길 8
온라인 전시로 진행된 <컵Anything and Everything about Cups>전은 도자, 유리, 나무, 금속 등 다양한 재료와 기법의 컵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는 ‘컵’이라는 공통의 소재를 통해 다양한 공예 재료의 특징을 소개한다. 도예가 김규태의 진사 컵, 이창화의 청화백자컵, 정재효의 분청컵, 목공예가 이건무의 물푸레나무 컵, 금속 공예가 박주형의 옻칠 금속잔 등 공예가 31명(팀)의 컵을 전시했다. 이와 함께 사 료와 문학에서의 ‘잔’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해 ‘담고, 마시며, 이를 나누는 행위’에 관해 사유하게 했다. KCDF갤러리 휴관으로 전시현장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인스타그램 계정(ID:kcdf_cup)을 통해 작품 사진과 설명, 제작과정과 작가 인터뷰를 영상·이미지로 전달했다. 아카이빙이 가 능하고 언제든 열람이 가능한 온라인 플랫폼의 강점을 활용했다.
참여작가
강석근, 김경수, 김규태, 김상만, 김준용, 류종대, 문지영, 박강용, 박선민, 박성열, 박성철, 박성훈, 박열매+박정근, 박주형, 안나리사, 윤상혁, 윤태성, 이건무, 이상협, 이승현, 이창화, 이태훈, 장석, 장은규, 장재녕, 전유민, 정은진, 정재효, 주혜원, 한동엽 총 31명
맛과 멋, 분청에 깃들다
<계룡산 분청에 멋을 담다>
2020.9.18~9.27 계룡산 도예촌
충남 공주 반포면 도예촌길
계룡산도예촌에서는 공예주간에 맞춰 <철화분청사기의 과거와 현대> 전이 열렸다. 이번 전시는 계룡산분청의 문화유산적 가치와 현대 도자예술에서의 가능성을 주제로, 전통적기법의 철화분청 재승·재현 작품부터 계룡산 분청을 현대화한 항아리, 도자조형 등을 선보인다. 최홍일 작가의 「철화분청당초자라병」, 정순자 작가의 「철화분청어문병」, 윤정훈 작가의 「철화분청당초문항아리」등 계룡산 전통 철화분청 8점을 선보였으 며, 양미숙 작가의 「철화분청어문항아리」, 임성호 작가의 「철화호랑이」, 팽정화 작가의 「기원」등 현대적 해석의 분청사기 20여 점을 선보였다. 전시 개막일 도예촌 야외 마당에서는 박경숙, 한민희 푸드스타일리스트가 진행한 <계룡산 분청에 맛을 담다> 행사가 진행되었다. 분청식기에 떡과 차 등의 음식을 스타일링해 행사장을 찾은 관객에게 나누었다. 계룡산 도예촌장 김용운 작가는 “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관람객을 기대 할 수는 없었지만, 계룡산 밑자락 도예마을까지 찾아주는 분들을 위해 작게나마 행사를 마련했다. 많은 작가들의 노력이 담긴 만큼 찾아온 이들이 계룡산의 정취와 분청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돌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계룡산 도예촌은 대규모 야외 판매전과 체험행사를 취소하고, 전시와 오픈스튜디오 위주로 올해의 공예주간을 마련했다.
전시참여작가
김용운, 이영숙, 정순자, 양미숙, 윤정훈, 임성호, 최홍일, 팽정화
공예를 즐기는 낮과 밤
<하얀 밤 까만 초대>
2020.9.18~9.27 보안클럽
서울 중구 효자로33
음식의 색을 돋보이게 하는 검은 빛의 도자기, 냉기가 전해지는 얇은 두께의 은 술잔, 탁주의 색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유리 술병 등 즐겁고 아늑한 술자리를 위한 공예품 을 한곳에 모았다. <하얀 밤 까만 초대>는 ‘주안상’을 주제로 전통주와 어울리는 잔, 주병, 접시 등의 생활기부터 테이블, 화병, 향꽂이 등 공간을 꾸미는 기물까지 다양한 공예품을 선보였다. 나채현 도예가는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잔의 크기와 굽의 높이가 다양한 술잔을 선보였다. 그의 술잔은 굽을 각지게 만들어 손에서 잔을 굴리는 재미를 더했다. 홍석영 작가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현시대에 맞게 마주 보는 간격이 넓은 테이블을 제작했다. 전통 주안함을 재해석한 그의 테이블은 양쪽에서 여닫는 서랍으로 음식을 건낼 수 있어 관람객의 흥미를 유발했다.
참여 작가들은 수차례의 모임을 통해 공예와 어울릴 술과 음식을 선택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며 작품을 구상했다. 전시연계 프로그램인 <X의 주안상>은 전시 작품에 쌀술과 제철 안주를 담아 제공하며 공예품의 사용 방법을 제안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관객들은 공예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참여작가 나채현, 최수진, 글로리홀, 조성호, 홍석영
프로그램 참여 구름아양조장, 서울효모방, 서촌 안주마을
사진으로 보는 물건과 실제 물건
<일상의 물건>
2020.9.18~10.11 온양민속박물관 본관 뮤지엄 숍
충남 아산 충무로 123
이번 전시는 일상물건의 미감을 사진작가 3인의 시선으로 설파한다. 기능과 유희, 재료와 질감, 수납과 구조를 주 제로 접근해 사물의 아름다움을 시각화했다. 디자인 스튜디오 ‘텍스쳐 온 텍스쳐’는 지우산과 촛대 등 생경한 면모 들을 시각적 즐거움으로 바꿔놓았다. 김경태 사진가는 곱돌주전자, 유기, 갓 등 형태를 극대화하거나 디테일을 드러내며 여러 시점에서 찍은 이미지를 선보였다. 스튜디오 도시는 경대, 붓보관함, 찬합의 모습을 관습적으로 보지 않고 색다른 이미지로 만들어냈다. <일상의 물건>전은 우리가 일상품을 바라보고 인지하는 방법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일상의 공간>
2020.9.18~10.11 온양민속박물관 너와집
충남 아산 충무로 123
너와집 곳곳에 박물관 소장품과 현대 공예가, 디자이너, 사진작가의 작품을 구성해 시대를 한눈에 담는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사랑방에는 스튜디오 밀리언로지즈의 현대적인 서안과 옛 책가도가 어울리고, 외양간에는 황소 대신 구본창 작가의 사진으로 담은 우리 민속품이 자리했다. 마루는 최정화 작가의 조형이 공간을 빛내며, 조경숙 작가의 저고리는 옛 병풍과 어우러지며 주거문화에 새로운 풍경을 더한다.현대 작가들의 세련된 표현이 담긴 작품과 옛조상의 생 활 흔적이 느껴지는 너와집의 정취가 모여 편안하면서도 색다른 장면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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