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Reviews
별은 빛나고, 기억, 말
이은 〈바다〉전
2019.9.5~11.16 갤러리 로얄
글_박현수 독립기획자 사진_ 갤러리 로얄 제공
이은의 일곱 번째〈바다〉전은 기억의 틈 사이 스며있는 푸른빛을 따라 의식이 흐르고 맺힌 어느 순간의 단상들을 감각하며 흩어낸 시간의 모음이다. 작가는 바다 연작을 통해 유년시절 기억의 틈과 틈 사이 시간이 재생 하는 감각의 흐름을 단위체의 반복적 구조와 고요한 역동적 움직임으로 표현해왔다. 완결된 하나이자 반복되 는 단위로서, 그러나 결코 완성으로 드러나지 않는 미완의 과정을 통해 개인의 특정한 기억이나 형태를 넘어 선 무의식적 감각의 층위로 연결 고리를 이어간다.
이번 전시는 끊임없이 왕복하는 파도에 밀려 부서지는 물보라 같이 바다 연작에서 파생된 빛과 말과 소리의 이야기들을 보다 유연하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보여준다. 선택된 소재와 형식은 사적인 감정과 기억들을 소 환하는 장치임과 동시에 되풀이되는 시간 속에 숨겨진 기억을 만나기 위한 감각의 통로가 된다. 작가의 개별 적인 기억과 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각기 다른 리듬으로 겹쳐진 삶의 시간과 흩어진 의미를 연결하는 시각적, 촉각적 재구성의 단계를 지나, 미묘한 감정과 감각을 되새기는 불확실한 기호를 남기며 의미의 표면 아래로 사라진다.
백토를 칠한 캔버스 위에 손안에 쥐어진 만큼의 크기로 떼어낸 흙 조각 들을 붙인 ‘기억’시리즈는 이러한 감 각의 연결고리를 연상시키는 기억의 조각으로 놓이고, 마른 점토를 부수어 우윳빛 원형판에 흩뿌린 100 개의 도판 설치 작업 ‘별은 빛나고’는 100 개의 하늘과 별 이야기로, 때로는 100 개의 바다와 섬 이야기로 채워지지 않은 시를 고요한 낭독처럼 우리에게 건넨다. 계절을 알려주는 남쪽 하늘 별자리도, 밤하늘의 별을 보고 길을 찾던 이야기나 수많은 별들 중 자신의 별을 찾아 이름 짓던 이야기도 모두 불완전한 빛으로 온전 한 삶을 꿈꾸기 위해 필요한 말과 의미 그 사이에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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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19년 11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