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희 도자전 <Art in Bloom>
2019.5.30~6.18 부산 소울아트스페이스
해운대 요트경기장 옆에 위치한 갤러리 입구에는 전시를 알리는 현수막이 시원한 바닷바람에 펄럭이며 관람객을 맞이한다. 높은 세로창을 통해 자연광이 화사하게 비춰진 1층 전시실을 들어서면 두 개의 나무 테이블에 자리잡은 김미희 작가의 도자작품들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전시제목 〈Art in Bloom〉에서 알 수 있듯이꽃과 화병을 중심으로 한 주요 작품들이다. 한 쪽 테이블에는 흰 색 작품을, 다른 테이블에는 검은 색 작품으로 배치해 색상 대비를 이루며 작품과 공간을 이어주었다. 오브제적인 요소가 강한 작품들은 마치 어떤 생명체 혹은 옛 토기를 연상시키는 둥근 형태에 숨구멍처럼 주둥이가 있는 모습이다. 검은색의 화기는 흰색화기와 비교할 때 그 묵직함이 더 돋보였고, 원통형, 반구형 등 기하학적인 유닛을 모양에 따라 쌓아 만들거나 일반 꽃병 같은 기본 형태를 유지하며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흰 벽의 깊은 계단 통로를 따라 2층의 전시실로 올라가면 다양한 소재의 선반, 테이블과 함께 다관, 숙우, 찻잔과 접시, 보울 등의 차도구 신작들이 전시됐다. 전시를 위해 제작한 층계모양의 진열대에는 각 계단마다 크고 작은 화병들이 놓이고, 약 1m 높이의 커다란 정사각형 진열대에는 바다 모래가 담긴 아크릴 박스에 조가비처럼 접시들이 꽂혀 있다. 각기 다른 문양과 푸른색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블루는 오랫동안 작가가 애정을 가지고 사용해온 색이다. 깊고 진한 블루에서 연회색으로 흩어지는 듯한 색감까지 자연스러우면서도 모던한 감성을 담아내고 있다. 회화를 전공한 작가의 이력이 묻어나듯 접시 위에는 섬세한 터치의 나무나 자연의 형상들이 담백하게 그려져 있다. 작가는 수채처럼 은은한 터치와 미묘한 색감을 잘 표현하기 위해 백조합토를 사용했다고 말한다. ‘불은 무거운 친구다. 다정하지만 틈을 주지 않는다’, ‘인연 같은 우연이 빚어낸’, ‘아침과 오후의 산, 하늘의 느낌이 다르다’, ‘아련하고도 편안한 느낌’, ‘많은 그릇들이 태어나고 떠나고’, ‘마음은 늘 봄여름’등 김미희의 SNS에 남긴 작업노트들은 마치 한 편의 시같은 심상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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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19년 7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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