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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11월호 | 전시리뷰 ]

김미경 〈mom’s room v - 노닐다〉
  • 편집부
  • 등록 2018-12-05 15:48:47
  • 수정 2018-12-05 18: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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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mom’s room v - 노닐다〉

10.4~10.10 대전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갤러리

이은희 수필가

문을 열자마자 꽃의 천국이다. 선생의 작업실은 공방이 아니라 꽃밭이다. 정겨운 꽃이 사방에 흐드러져 뭇사람을 반긴다. 도자에 피어난 꽃은 순간에 방문객을 매료시키고, 꽃내음은 무딘 감각을 일깨운다. 꽃밭을 노니는 내내 입가엔 절로 감탄사가 흐른다. 세상에 꽃을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으리라. 처음에는 도자에 그려진 화려한 꽃이 시선을 사로잡다가 시간이 흐르며 발 밑에 밀쳐둔 항아리에 닿는다.
표면이 약간 거친 느낌의 분청사기이다. 손맛이 느껴지는 허리가 조금 터진 못생긴 항아리 형상이다. 도자기를 톺아보고자 탁자에 올려놓는다. 구름이 두둥실 흐르는 어느 정원에 탐스럽게 핀 모란꽃. 꽃잎은 쪽빛 하늘을 닮은 푸른색이다. 항아리를 오른쪽으로 돌리니 크고 작은 붉은 모란 두 송이가 나타난다. 작가가 도자의 이면까지 세심하고 정 깊게 관심을 기울인 것이다.
남천 김미경 작가와 첫 만남이 떠오른다.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에 참여한 모란꽃이 핀 분청사기를 접하고 호흡이 멎는 줄 알았다. 첫눈에 반한 삐뚜름한 도자기에 관하여 궁금해하니 그녀는 나에게 따스한 차 한 잔을 권한다. 마음에 둔 백자 달항아리는 아니지만, 큼지막한 모란꽃이 핀 도자는 묘한 매력으로 나의 영혼을 흔들었다. 그렇게 푸른 모란꽃 달항아리를 품에 안고 온 것이 인연이 되어 그녀의 개인전을 관람한 것이 서너 번이다.
도예가 선생도 수필가인 나도 꽃밭에서 노니길 좋아한다. 꽃을 좋아하는 점에서 서로 정서가 통한 것일까. 그녀는 도예 꽃밭에서 꽃을 감상하며 신선처럼 유유히 노닌다. 노닐다[遊]는 남천 선생에게 잘 어울리는 단어이다. 꽃밭에서 노닐지 않으며 어찌 무량의 꽃을 손안에 빚을 수 있으랴.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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