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2018.05월호 | 전시토픽 ]

차와 함께 익히는 삶의 지혜-김배한 <좌우명 座右銘찻그릇전>
  • 편집부
  • 등록 2018-06-12 15:25:40
  • 수정 2018-06-12 17:12:28
기사수정

차와 함께 익히는 삶의 지혜
김배한 <좌우명 座右銘찻그릇전>


5.9~5.14 인사아트센터 5층
에디터 김기혜


도예가 김배한은 남들보다 조금 늦은 나이에 도예의 길에 들어섰지만, 13여 년 동안 도자기를 만드는 동안 ‘독화 도예讀.陶藝’라는 자신만의 장르를 구축했다. 도예에 ‘독화 讀.’, 즉 동양화 읽는 법을 접목한 것이다. 도자기 위에 그 림을 그리는 도자화 陶磁畵는 안료의 사용이나 회화적 표현에 한계가 있지만, 반대로 ‘도자’라는 매체이기 때문에 곁 에 두고 교감하기 수월하다고 그는 말한다. ‘곁에 두고 자주 들여다볼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담긴 도예 작품을 제 작해 온 김배한 작가가 다섯 번째 개인전 <좌우명座右銘 찻그릇전>을 5월 9일부터 14일까지 인사아트센터에서 선보인다.



김배한 도예가의 좌우명 찻그릇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동양화를 담아낼 그릇으로 ‘다 구’라는 기종을 선택함으로써 실제 차를 마시는 등 쓰 임을 통해 그림의 메시지를 보다 가까이 전하고자 했 다. 도자기를 만들어본 사람들은 다구가 얼마나 까다 로운 기종인지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아마추어로서 찻그릇을 만들면서 정말 어렵고 힘들었고, 예쁘게 안 나올까봐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또 모양은 예쁜데 물 을 담으면 잘 흐르지 않을 수 있어 기능에도 신경을 많 이 썼고요.” 7개월의 작업 기간 동안 김배한 도예가는 좌우명 찻그릇 89세트와 꽃말 찻그릇 15세트를 준비 했다.
현대에 와서는 ‘차’라 하면 커피로 통용될 정도로 녹차 에 대한 인식이 희미해졌지만, 우리나라는 신라 시대 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긴 녹차의 역사를 갖고 있는 나 라이다. 고려 때는 진다의식이 행해질 정도로 차가 널 리 보급되었지만, 조선에 들어서는 불교의 쇠퇴와 함 께 차 문화도 점차 쇠락했다. 그러나 19세기에 들어 초 의 선사를 비롯한 승려와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등 차를 즐기는 문인들에 의해 그 전통이 이어졌다고 생 각된다. “일본의 다도는 복잡하지만, 초의선사가 만든 우리나라 다도는 아주 심플해요. 점잖게 앉아서 들고 마시는 거죠.”
김배한 도예가는 우리 고유의 차 문화와 소비량이 중 국이나 일본에 비해 매우 미약해진 것에 대해 나름대 로 고민한 끝에 차를 마시는 찻그릇을 만들게 됐다. 매 일 접할 수 있는 찻그릇, 의미있는 찻그릇을 만들고자 그는 찻그릇에 좌우명을 담았다. “유익한 성분이 들어 있는 녹차를 좌우명이 기재된 찻그릇에 담아 음용한다 면 ‘건강과 성공’에 한발 다가가는 길이 되지 않을까 생 각했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추구했던 다선일미 茶禪一味, 즉 차 마시는 행위를 선 禪의 경지까지 승화시켜 자기수 양의 도구로 삼았던 것과 일맥 상통하는 부분이다.

아마추어 도예가인 그는 작업실이 따로 없다. 이번 전 시를 위해 김배한 작가는 지방의 작업장을 빌려 근처 숙박시설에 기거하며 계속 작업에 몰두했다. 다구는 모두 물레를 사용해 직접 제작했고, 같은 소지를 사용 했으며 뚜껑의 형태에 따라 4가지 기형으로 만들었다. “전시장에는 구십 여개의 작품이 전시되지만, 부서지 고 깨지고 하니까 만들기는 백 몇십 개를 만들었죠. 관 절염으로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몸도 고생이었죠. 구 멍 뚫고 붙이고 하느라 손이 많이 가는 기형인데, 적은 숫자로는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을 전하기에 부족할 거 같았어요.”
항아리 등의 대형 기물에 그림을 그렸던 이전 작품들과 달리 작은 기형에 그림을 그리는 일은 몇 십 배 힘든 일 이었다고 작가는 회상한다. “좁은 면적에 구사도九思圖같이 백로를 아홉 마리 그린다고 생각해보세요. 얼마나 힘들지. 하다가 그만하자는 생각도 여러 번 했어요.” 도 예 뿐 아니라 문인화 수업도 8년 째 듣고 있는 그는 독 화법으로 그리고 싶은 소재가 있으면 지도강사와 직접 소통하며 연습했다. 그림을 그릴 때는 너무 힘을 주지 않고, 보는 사람이 그림의 대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표 현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그림이 아니라 도자기가 중심이기 때문이다.
기면을 화폭삼아 초충과 영모 등을 능숙하게 그려낸 그는 그림 안에서 한층 발전된 스토리텔링을 선보인 다. 소재에 담긴 우의寓意에 ‘항상 자신의 옆에 놓고 아 침, 저녁으로 바라보며 생활과 행동의 길잡이로 삼는 명언이나 격언’인 좌우명으로서 가치가 있는 사자성어 를 엄선해 함께 담아낸 것이다. 김배한 작가의 좌우명 은 옳고 바른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를 담은 ‘지고지순’이다. 그는 좌우명 덕분에 30대에 대기업 임 원을 했고, 40대에 대표이사를 할 정도로 몸을 사리지 않고 일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복잡한 세상에 자신을 돌이켜 보고 도전하는 자기 자 신의 관리도구로서의 ‘좌우명 찻그릇’이 녹차 소비증 가의 파장을 일으키기를 기원하여 봅니다.” 작가의 말 처럼 그의 찻그릇이 누군가에게 좌우명에 맞는 삶을 살아가도록 곁에 두고 보는 그릇이 되기를 바라본다.
도예가 김배한은 경희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동일하이빌 사장, ㈜쌍방울 개발사장, ㈜한양 사장, 삼성물산㈜ 유통부문장(부사장) 등 다 수의 기업 CEO와 임원을 역임했다. 단국대학교 도예교육 명인반 과정 2005~현재과 홍익대학교 문화예술 평생교육원 문인화반 과정2011~현재 에서 도예와 동양화를 익혔으며, 5회의 개인전을 가졌고 여러 단체전에 참여했다. 사발 공모전 입선 및 특선, 동상, 대한민국황실공예지평선대전 특선 등을 수상했다. 현재 ㈜포르테라인 회장이자 (사)한국유통과학회 고 문, (사)한국세일즈협회 명예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하 생략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185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독자는 지난호보기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0
비담은 도재상_사이드배너
설봉초벌_사이드배너
산청도예초벌전시장_사이드배너
월간세라믹스
전시더보기
작가더보기
대호단양CC
대호알프스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