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이하는 기쁨
김영기·이태호 <춘희전 春喜展>
4.2~4.10 갤러리담
에디터 김기혜
김영기 도예가의 무유화병과 꽃
전시장에 들어서면 만개한 꽃이 방문객을 반긴다. 김영기 도예가 의 무유 화병에 담긴 꽃가지는 작가의 작업장이 위치한 이천에서 직접 가져온 것. 무유번조 특유의 자연스러운 흙의 색깔과 유약 효과가 돋보이는 화병은 꽃보다 과하지 않되 꽃과 조화롭게 어울 린다. 이태호 도예가의 백자는 기면에 알록달록 꽃이 피었다. 「춘 심春心」이 담긴 잔을 들여다보니 활짝 핀 동백꽃과 아름다운 여성 이 앞뒤로 나란히 섰다. ‘봄의 기쁨’이라는 주제를 자신만의 색깔 로 풀어낸 김영기·이태호 두 도예가의 전시 <춘희전 春喜展>이 4월 2일부터 10일까지 갤러리담에서 열렸다. 윤대녕의 소설 ‘상춘곡’에 실린 서정주의 시를 꺼내 이미지를 붙였 다. 봄이라는 계절을 확대해서 들여다본 이태호 도예가의 눈에는 동백이나 매화 같은 꽃과 나무, 새, 십장생, 남녀 등이 떠오른 듯하 다. 단순한 문양 장식에 그치지 않고 기면을 구획하고, 절단하고, 이미지를 배치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애니메이터 출신인 작 가의 솜씨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한껏 꾸민 기면 위에 다시 은을 겹겹이 칠해 자칫 과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슬쩍 숨겨서 작가노트 의 말처럼 ‘가볍고 경쾌한’ 느낌을 준다. 그 맞은편에 놓인 김영기 도예가의 찻사발과 화병들은 ‘투박하지 만 따듯하다’. 장작가마에서 무유번조로 구워낸 찻그릇과 화병에 는 3박 4일간 꼬박 불을 때며 매달린 작가의 노고가 그대로 스며 있다. 1,300℃의 고온을 견뎌낸 기물에는 장작의 재와 불의 무늬 가 결을 따라 거칠지만 깊게 녹아들었다. 불을 따라 움직인 터라 전시장 한 켠에 조록조록 모여선 화병과 열지어 선 찻그릇 모두 같 은 모양이 하나도 없다. 일부는 숯을 사용한 숯가마에서 구워 거 무스름한 색을 더해 재미나다. 언뜻 보면 소박한 김영기의 그릇들 은 꽃을 꽂고 차를 담으면 진가가 드러난다. 전시 제목처럼 봄의 기쁨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18년 5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독자는 지난호보기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