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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5월호 | 전시리뷰 ]

본다는 것, 혹은 보여진다는 것
  • 편집부
  • 등록 2018-06-12 15:11:13
  • 수정 2018-06-12 17: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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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다는 것, 혹은 보여진다는 것


이헌정 <세 개의 방>
3.24~5.4 소피스갤러리
에디터 김기혜


조형 또는 생활 도자 뿐 아니라 설치미술, 아트 퍼니쳐, 디자인, 회화, 조각 등으로 끊임없이 도자의 영역을 실험 하고 확장해온 도예가 이헌정이 <세 개의 방>을 주제로 한 전시를 소피스갤러리에서 선보였다. 직관에 따라 좋 아하는 것들을 만들어온 작가는 이번에 ‘세 개의 방’으로 구성된 소피스 갤러리의 독특한 구조에서 일부 영감을 받았다. 세 개의 방은 물리적 공간이자 곧 각 방에 담긴 세 개의 이야기를 내포한다.



 「공예가의 방 혹은 건축가의 그릇」 Glazed ceramic, wood, glass, 260×260×270cm, 2018

첫 번째로 선보이는 ‘하나의 방’은 One Room 을 문자 그대로 풀어냈다. 흙이라는 물성을 사용하는 도예가 로서 그는 크고 작은 흙-상자의 형태로 방을 만들어 전 시장에 배치했다. 대부분의 도자기는 겉, 즉 외부를 보 여주기 위해 만들어지지만 상자盒라는 기형은 필연적 으로 내부를 들여다보는 행위를 전제하고 제작된다. 전시장에서 관람객은 자연스럽게 작은 상자 안을 들여 다보거나, 커다란 상자 안으로 걸어 들어간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인 「공예가의 방 혹은 건축가의 그 릇」은 내부 2.4㎥, 외부 2.8㎥의 설치물로, 나무로 된 상자 안에 다양한 안료와 유약으로 장식된 도자 유닛 을 촘촘하게 부착했다. 이 거대한 방은 곧 하나의 공예 품인 동시에 건축가의 의식과 철학을 담아내는 물리적 공간으로서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한다. 틀에 맞게 짜여 진 각각의 조각들은 각자의 위치에 놓여 테이블, 의자, 선반, 외부로 연결된 창 등으로 기능한다. 관람객은 전 시장, 즉 방의 바깥에서 안쪽을 들여다보고, 들어와서 방 곳곳을 만져보고 체험하며 또 방 안에서 바깥을 바 라볼 수 있다. 마치 대형의 회화 또는 벽화 앞에서 압도당하는 것처 럼, 이 커다란 도자 작품 안에서 관람객은 눈에 다 담기 지 않는, 시선을 어디로 돌려도 도자라는 질료와 물성 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체험하게 된다. 도자 로 된 방을 경험한다는 것은 단순히 눈으로 감상하는 시각이나 혹은 손으로 더듬는 촉감의 개별적인 영역에 대한 것이 아니라 도자라는 질료의 특성을 관람자의 신체, 온 몸의 모든 감각으로 느끼는 체험을 선사한다. 전시는 두 번째 방Second Room 이 아니라 ‘두 개의 방’, 즉 Two Room 으로 이어진다. 두 개의 방이라는 표현은 곧 관찰자와 대상자의 시선에 대한 은유이다. “보여지 는 대상과 관찰자는 모호한 상황 속에서 서로 응시한 다. 나는 세상을 보는가 혹은 보여지는가….” 작가의 말은 곧 예술가로서의 자아에 대한 질문을 함축하고 있다. 전시장에 놓여진 인물 또는 동물을 닮은 피규어 들은 작가의 눈으로 본 세상에 대한 반영이자, 작가가 세상으로 나아가는보여지는 방법이다. 예술가는 자신의 눈으로 관찰한 결과물을 기반으로 작품을 만들지만, 또한 필연적으로 세상이 자신을 염 탐하는 시선을 가정하고 의식하며 작업한다. 그래서 인지 이헌정은 응시하는 듯하거나 엿보는 듯한, 시선 을 피하는 듯하면서도 마주하는 듯한 작품들을 만들 고 전시장에 배치했다. 전시장에서 관람객은 이 실물 크기에 가까운 작품보여지는 대상을 감상하면서, 또한 인물 또는 동물을 닮은 작품들의 시선을 무의식적으로 느 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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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185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독자는 지난호보기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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