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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5월호 | 전시토픽 ]

Jacques Kaufmann & WABA
  • 편집부
  • 등록 2018-02-08 14:3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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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8~8.18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떨리는 벽Mur frisson」,
200x1000x20cm, bricks, 2015

 

 

 

 

Jacques Kaufmann
자크 코프만은 지난 40년간 벽돌, 기와 등과 같은 건축도자 매체를 작품의 주요 재료로 사용함으로써 건축도자가 가진 예술적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실현시켜 온 작가다. 특히 도자 매체에 대한 섬세한 실험들을 통해 도자의 재료적 본성을 탐구하고, 그로부터 철학적 성찰을 이끌어 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9월부터 11월 중순까지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세라믹창작센터에서 진행된 비지팅 아티스트프로그램으로 기획된 것으로, 올해 1월부터 전시개관 전 약 4주간에 걸친 전시 워크숍을 통해 프로젝트가 완성됐다.
전시에 선보이는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의 돔하우스 중앙홀에 대나무와 기와로 설치된 가로 12미터, 높이 8미터에 달하는 「스파이럴 기氣」와 김해 분청도자를 재해석한 「분청 벽wall」, 「분청 나뭇가지들」, 「분청멜론」등이 있다. ‘기’라는 한국적인 개념을 형상화한 원형홀 설치작품 「스파이럴 기」는 돔하우스의 건축적인 특성이 반영된것으로, 해당 공간만을 위해 설계된 장소 특정적인 미술Site-specific art이다. 돔하우스의 중앙홀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받아 개념을 발전, 완성시킨 이 작품은 바닥에서 시작된 상승개방형 구도의 나선형 구조물이 원형 유리 돔과 기氣,energy로 연결된다. 세라믹창작센터에서 머무는 동안 제작한 「분청 벽」, ‘통과할 수 있는 벽’은 분청 기술을 벽돌에 접목하여능동적인 재해석을 거친 작품으로 작가가 직접 만든 벽돌을 쌓아 세운 것이다. 이 외에도 김해 지역에서 발달한 분청도자의 전통을 접목하여 제작한 「분청 나뭇가지들」과 「분청멜론」은 김해의 특산품인 ‘멜론’의 껍질과 형태를 작품의 모티브로 사용하였다. 2013년 제작한 「유연한ductile」은 릴리랑주 르 샤와의 협업으로 이뤄진 영상설치 작업이다. 제목인‘유연한’이라는 단어는 어떤 물질이 손상되지 않으면서 형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호흡과 태아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는 여성의 배가 보이는 영상에는 유연성 속에 몸과 몸이 서로 부딪치고, 피부는 변형되고 늘어난다.상영되는 화면 앞에는 한국의 전통 달 항아리를 차용하여 여성의 배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물레작업이 함께 전시중이다. 관람객이 직접 눈을 감고 작품을 회전하며 상징화된 ‘배’의 촉각을 경험해볼 수 있다.

 

WABAworld association of brick artists
와바WABA는 예술 매체로서 벽돌을 인식하며 그 가능성에 대한 신념을 지속적인 활동으로 담아내고 있는 예술가 그룹이다. 1998년 <옐로우 브릭 로드>에서 만난 구엔 히니와 울라 비오티가 벽돌을 작품에 사용하는 예술을 구상했고,두 작가와 같은 심포지엄에 참가했던 로버트 해리슨과 자크 코프만이 모임의 시초다. 이후 프리츠 베링이 합류하면서‘와바’라는 명칭이 2006년 라트비아 리가에서 있었던 세계도자협회 정기 총회에서 처음으로 언급되며 보다 구체적인예술가 모임으로 완성됐다.이번 와바의 전시에 사용된 벽돌은 우리나라 황토벽돌 전문회사인 삼한 C1사의 후훤으로 제작됐으며, 초대작가인 자크 코프만과 함께 벽돌 예술의 다양성을 제안하고 있다.
구엔 히니는 굽지 않은 젖은벽돌green brick을 이용하여 「작업실 프로젝트The Laboratory Project」를 소개한다. 작가에게 작업실은 예술적 영감이 구체적 옷을 입는 창조적 공간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전시 공간 자체를 작업 과정의 시간을 내포하는 장소로 변화시키는 작업이다. 전시 준비를 위해 머문 한국 체류 기간 동안 받은 시각적 경험인 네모로 우뚝 솟은건물과 대조를 이루는 산山의 유기적 곡선, 벽돌 공장 자동화 생산 라인의 강제된 컨베이어 벨트와 무한 반복적인 로봇 팔의 움직임 등이 어떻게 예술적 영감으로 작용하여 조형화에 이르는지를 보여준다. 젖은벽돌을 쌓아 올린 가장큰 덩어리는 공제선空際線1)을 표현하고, 선을 형상화하기 위해 깎인 채 더미를 이룬 흙더미는 또 하나의 산의 형상으로덩그러니 바스러지고 있다. 철제 선반 사이로 이번 작업에 사용한 목재 틀과 도구, 흙, 안료들이 작가의 작업실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풍경을 상상하게 만들며 여운을 남긴다.
절제된 둥근 타원형의 형태를 통해 관조적인 미감각을 한결같이 선보였던 프리츠 베링은 4,700여 장의 벽돌을 사용하여 높낮이가 다른 담장으로 둘러싸인 미로방식의 「미궁Labyrinth」을 선보인다. 그리스 신화에서 미노타우로스Minotauros를 세상으로부터 격리시키고자 축조되었던 다이달로스Daedalus의 ‘미궁’이 모티브다. 신화에서 미궁은 반인반수의 미노타우로스를 가두어 빠져나올 수 없도록 하는 것이었다면, 베링의 미로는 수없이 꺾이며 이어지는 좁은 길을 통해 인생을 비유한다. 협업가 안진아의 현대음악은 꺾이는 지점마다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며 관람객을 점점 더 깊은 미궁 속으로 인도하고, 관람객은 되돌아 나올 수밖에 없는 막다른 길인 여정의 끝에서 베링 작업의 표상과도 같은 둥근 타원형의 대상을 만난다. 베링의 미로는 관람객을 천천히 걷게 하고 사색하게 하며 인생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장치로 작용한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5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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