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3.29~4.3 508 gallery spaces
백자소문호白磁素文壺」
장성용은 30년이 넘는 세월을 도예창작에 정진해 온 주목받는 중견 도예가다. 22년 전 그가 첫 번째 도예전을 가질 때 나는 그의 전시회 도록 발문에서 그는 흙을 다루는데 매우 능수능란한 솜씨를 가졌지만 결코 교만하지 않으며, 흙과 진지하게 교감하기를 원하고 그 교감을 통하여 흙이 가지는 생명의 소리를 들은 연후에 흙의 몸을 만든다고 하였다. 즉 흙을 빚는 그의 창작정신은 흙과의 진지한 교감을 통하여 흙의 생명과 일체를 이루기 때문에 작품은 그의 분신이며 생명의 고귀함과 자유로움의 표현이라고 하였다. 물론 그 당시 장성용의 작품은 지금과 같은 용기 위주의 작품이 아니고 추상표현주의 경향을 받아들인 조형도자 작품이었지만, 작가의 손에서 창작된 작품의 유형이 무엇이든지 간에 근본적으로 점토를 가지고 작품을 만드는 작가의 정신은 동일할 것이다.
장성용 본인도 자신은 흙과 더불어 진지하고 완전한 자유를 누린다고 하였다. 흑은 그에게 일상의 삶이며 자신을 가장 솔직하게 표현하는 자유로운 근원적 물질이다. 흙이 가지는 생명력과 본질에 순응하는 관찰과 탐구는 작업의 주된 관심이며 용기에 나타나는 쓰임새와 조형의 의미, 소성 과정에서 표출되는 유약의 신비한 변화는 미지의 조형세계에 대한 도전적 개척정신을 갖게 한다고 하였다. 도자기의 소성과 관련하여 폴 고갱은 도자기의 아름다움은 적은 양의 점토가 소성이라는 지옥을 거쳐 자연스럽게 추출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고갱의 이러한 생각은 오늘날 다양한 방법으로 도자기를 소성하는 도예가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친숙하고 깊은 안목으로 장성용을 이해하고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무극이태극無極易太極이라는 정신으로 빚어진 민무늬 백자의 순결하고 유연하며 풍만한 기물 속에 깃들어 있는 작가의 진솔하고 내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4월호를 참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