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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3월호 | 전시리뷰 ]

자연에서 솟아나는 형태의 아름다움
  • 편집부
  • 등록 2018-01-08 16:5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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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현심 <흙의 아름다움... 주상절리>, 최현심·오영택 <도예와 분재의 만남>
  • 2017.2.17~2.20 과천시민회관 갤러리 아라·마루

최현심 <흙의 아름다움... 주상절리>

 

최현심 도예가는 ‘주상절리’1)라는 강력한 형태적 모티브를 중심으로 자연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도자로 표현한다. 뜨거운 용암과 자연의 풍파로 만들어낸 신비한 모양은 작가를 만나 이형사신以形寫神2)의 매개로 변주된다. 주상절리의 갈라짐은 통일성 속에서 무쌍한 변화를 가진다. 용암이 식어 만들어지는 절리와 불속에서 유약과 검은 연煙이 만들어내는 도자의 크랙crack이 어딘지 닮았다. 주상절리의 기둥, 갈라진 틈새, 그리고 빛깔에서 시작해 세월, 풍후, 파도와의 상관성까지 파고드는 작업적 영감의 연속은 작가의 외연과 내면까지 흐르는 대자연의 위대함으로 다가온다.

불과 흙, 그리고 시간을 섞어 도자를 빚어내는 도공들처럼 자연은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는 아름다움으로 이 세상을 빚어나간다. 우리는 자연의 발끝을 쫓아 아름다움을 모방하고 있는 것일까. 작가는 자연의 색은 흉내 낼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녀에게있어서 작업은 자연의 본색本色에 가까이 다가서려는 끊임없는 시도이자 도전이다. 대자연의 빛깔은 육안으로 식별하는 순간 본성을 잃고 구체적인 색으로 바뀌게 된다. 때문에 작가는 색이 아닌 ‘빛깔’을 찾아내고 표현하기 위해 자연의 본성 속으로 파고든다.

작가는 흙과 싸우고, 때로는 흙과 하나 되어 모든 감각을 깨우며, 일상의 모든 감정들과 마주치는 가혹한 시간들을 담대하게 맞선다. 예술의 진리를 향해 작가가 나아가는 길, 그리고 모든 과정과 행위는 결국 인류의 역사와 사람에 대한 사랑이다. 주상절리 속에서 하나씩 발견하는 인물의 형상은 결국 작가의 삶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증명한다. 무의식unconsciousness은 우리의 사랑과 욕망을 이렇듯 형체로 말미암아 ‘문득’ 발견하게 만든다.

작가가 오영택 분재작가와 함께한 전시 <도예와 분재의 만남>은 화분을 심미적으로 접근하려는 새로운 시도다. 작가는 ‘깔 그리고 결’을 이번 전시의 주제로 정했다. ‘깔’은 대상의 속성이나 상태를 의미하며, ‘결’은 겉으로 드러난 상태나 무늬를 뜻한다. 이를 작가에게 대비하자면 ‘깔’은 작가 정신, 또는 작품 세계이며, ‘결’은 그것을 표현하기 위한 작법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모든 예술인에게 ‘깔’과 ‘결’은 마땅히 갖춰야 할 조건이다.

작가는 나무의 삶터로서 화분을 나무가 갖는 아름다움을 만드는 근원인 ‘환경의 상징’으로 확장한다. 더불어 화분이 도자예술의 한 장르로 자리 잡아 많은 도예가들이 관심을 갖고 다양한 작업을 해줬으면 하는 작가의 바람 또한 담겨있다. 인공의 가미 없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떠낸 듯한 도자의 멋스러움은 붓에 먹을 찍어 그려낸 듯한 분재들의 모습과 어우러져 우리의 눈앞에 작은 자연을 만들어낸다. 옛 선조들이 괴석怪石과 분재들로 사랑방을 꾸미고 산수화를 걸어두어 완상의 취미를 즐겼던 것처럼 자연을 그대로 닮은 작품들을 곁으로 들이고 싶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3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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