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고속도로에서 양구백자박물관으로 이어지는 춘양로에 접어들면 한 폭의 산수화 같은 산 능선이 농묵과 담묵으로 그려놓은 듯 펼쳐진다. 천혜의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는 양구는 옛날부터 조선시대 왕실 백자를 제작하던 경기도 분원에 백자 흙을 납품하던 곳이다. 현대에도 질 좋은 양구백토에 대한 연구와 실험을 계속하고 있는 양구백자연구소는 양구군과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이 함께 설립한 곳으로, 여름마다 <백자의 여름> 행사를 통해 연구 성과를 도예계 및 일반에 소개하고 있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백자의 여름>은 전시회와 워크숍을 중심으로 양구백토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양구백자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되살리려는 양구백자연구소의 연구결과물을 선보였다.
<2017 백자의 여름>에서는 허보윤 양구백자연구소 부소장이 기획한 <또 하나의 양구백자>전을 양구백자박물관에서 선보인다. 황갑순 양구백자연구소 소장을 포함하여 양구백자연구소 연구원 및 양구백토마을 작가 총 21명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조선백자의 시원지인 양구의 백자 전통을 오늘날의 재료, 기법, 형태 그리고 색으로 새롭게 재현했다. 조선 후기 양구 백자등잔과 함께 나란히 놓인 이인화의 「그림자의 유백-등잔」이 형태를 닮았다면, 양구 출토 내화토빚음받침과 함께 전시된 한정용의 「백자수반」은 기법을 응용했다. 항아리와 푼주부터 병이며 접시, 잔과 같은 소형 기물까지, 19세기와 21세기의 백자가 끼리끼리 모인 진열장은 다른 듯 닮은 듯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양구백자의 과거와 미래를 교차시킨다. 이번 <또 하나의 양구백자>전은 7월 30일까지 이어진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7월호를 참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