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근한 도자 상차림 섹션
이번 전시는 현대 일상의 주거공간에서 도자식기가 어떻게 어울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테이블웨어 디자인 전시다. 공간의 디자인과 생활문화의 변화에 따라 음식문화와 상차림의 스타일도 달라지고 그에 따라 식기 디자인 또한 변해간다.
도자기를 선호했던 우리나라의 식탁문화 풍경은 광주 분원이 민영화 되고 폐쇄 되면서 유기나 목기, 옹기 등으로 바뀌었고, 그나마 넉넉한 집에서나 ‘왜사기’가 밥상에 올려졌다. 한국전쟁 이후 서구의 수입 도자기가 들어오면서 서민들의 밥상에는 값싼 양은 식기가 올랐고, 1970년대 스테인리스 그릇이 양산되면서 1980년대까지 식탁문화를 주도해 왔다. 도자기는 중산층 가정에서나 사용하는 정도였다.
멜라민과 스테인이 주류를 이루던 1990년대 초반부터 한국도자, 행남사, 광주요 등의 기업도자의 발전에 힘입어 도자 식기의 중흥기가 다시 인기를 끄는가 싶었지만 한국의 도자는 본차이나 기술을 앞세운 외국 도자식기 브랜드와의 경쟁을 피하기 힘들었다. 같은 가격대라면 외국 브랜드의 식기를 선택하는 주부들의 소비패턴은 지금까지도 여전하다.
현재 한국의 생활도자기는 전통도자 작가들과 대학의 관련 전공자들의 부단한 노력에 힘입어 디자인과 기술력이 비약적 발전을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남대문시장의 식기 판매 상점들의 폐업은 계속 늘어만 가고 백화점의 외국 유명브랜드들의 식기 할인 행사는 매달 열리고 있다. 그 속에 우리 산업도자와 공방의 도자기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가 분원 백자의 고급기술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을 때 유럽은 디자인력을 기반으로 본차이나 기술을 꾸준히 발전시켰고, 우리나라의 도자기업들은 판매 홍보에 열을 올리는 만큼 디자인과 질의 발전이 유럽의 것을 뛰어 넘기란 역부족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과 베트남의 저가 도자기들은 그나마 힘들게 버티고 있는 우리도자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다행히 그들에 맞서 끈질기게 맥을 잇고 있는 도자가 있다. 바로 꾸준한 연구와 디자인에 도전하는 작은 공방과 요장들이다. 그들의 연구와 노력들은 어쩌면 우리 도자문화의 미래다. 질적으로 우수한 디자인으로 맞서고 있는 그들은 각자 자기들만의 방법으로 제작에서 홍보 판매까지 홀로 감당해 가고 있다. 이에 한국도자재단은 그런 개인 공방 작가들을 꾸준히 지원하고 홍보해 왔으며, 이번 전시는 그들의 결과물들의 일부 상품들로 꾸며졌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9월호를 참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