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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0월호 | 전시리뷰 ]

스페인에서 한국으로, 차를 나누는 자리
  • 편집부
  • 등록 2018-01-02 17:04:57
  • 수정 2018-01-02 17: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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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9.13~9.27 갤러리단디

전시 전경, 패트리샤(좌)와 엔까르나(우)

 

 흰 페인트가 덧대어진 나무바닥과 군데군데 놓인 옛스러운 목가구가 은은하게 도자의 깊은 멋과 어우러지는 갤러리 단디에서 찻향기 가득한 전시 소식을 전해왔다. 문경의 권기현 도예가와 스페인에서 온 엔까르나Encarna Soler Peris, 패트리샤Patricia Varea Milan 작가의 3인전 이 9월 13일부터 27일까지 갤러리 단디에서 열렸다. 하반기 무유도자 릴레이전을 선보이던 중 특별 기획전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는 올 여름 문경의 꼴도방 레지던시에서 작업한 세 작가의 찻잔 및 다구를 감상할 수 있었다.

 세 작가의 인연은 2015년 문경찻사발페스티벌에서 시작됐다. 당시 참여한 30명의 국제작가에 속했던 엔까르나와 패트리샤는 한국 작가들과 대화를 나누며 찻사발에 대한 마음을 나누었다. 같이 작업하며 좋은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김대웅 도예가는 두 명의 스페인 작가에게 꼴도방에서 운영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프로그램을 통해 두 작가가 매년 한국을 방문하면서 2017년에 어느덧 3년차에 들어섰다. 이번 특별전은 그간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작업한 결과물을 전시하는 자리이다.

 

 권기현 도예가는 ‘분장청화’기법으로 작업한 다구를 선보였다. 은은하고 차분한 백색에서 정감을 느낄 수 있으며 청화로 그린 모란문은 조선 후기 민요양식처럼 활달하고 능숙하다. 그는 분청에서 오는 엔틱하고 오래된 색감에서 친밀함을 느꼈다. 동양화를 전공해 문양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면서, 좋아하는 것을 따라가다 보니 분장청화 작업으로 이어졌다. 그는 이번 레지던시를 통해 해외의 작가들이 아이디어를 만드는 방식을 배울 수 있었고, 다양한 에너지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엔까르나Encarna Soler Peris의 다완 작업, 2017

 

 한국의 차문화와 도자에 관심을 가져오던 패트리샤Patricia Varea Milan는 문경 농촌생활에서의 경험과 꼴도방 레지던시에서 보낸 시간 동안 많은 감명을 받았다. 특히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스페인에는 없는 통가마와 물레질 제작 기법을 배웠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물레로 제작한 하부와 옹기 판자기법을 변형한 핸드메이드 기법으로 상부를 결합하여 새로운 기器를 선보였다. 패트리샤는 두 기법을 자신의 방식으로 융합했으며, 작업의 결과물은 곧 그 자신의 역사이자 이야기를 담고 있다. 스페인에 돌아가서도 이 작업을 계속 탐색해나갈 계획이라고 패트리샤는 덧붙였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 일했던 경력이 있는 엔까르나Encarna Soler Peris는 요리를 하는 것과 도자기를 만드는 것이 비슷한 작업이라고 말한다. 테이블웨어에 관심을 갖고 작업하는 그는 일본에서 머물며 도자기를 만들기 위한 시노 유약과 라쿠 기법을 익혔다. 엔까르나는 일본 찻잔 스타일에 많은 영향을 받았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에서 통가마 등 새로운 경험을 통해 배운 것들을 찻잔에 담아내고자 했다. 다양한 경험은 그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중요한 소재라고 말한 그는 ‘좋은 찻잔’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긴다.
 

 권기현·김대웅 도예가는 해외에 한국의 도자와 문화를 소개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공방에 해외 작가들을 초대해 작업할 수 있도록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됐다. 김대웅 도예가는 “해외 컨퍼런스에 가면 작가들
이 10분 가량 자신의 작품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하는데, 마지막 1분간 외부로부터 받은 영향을 이야기할 때 늘 일본만이 거론되는 것이 아쉬웠다”고 말하며 “우리의 문화를 우리끼리 내부에서 이야기하는 것보다 이
들이 직접 와서 머물고 작업하며 느끼는 것이 우리의 문화를 알리는 것에 더욱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10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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