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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10월호 | 전시토픽 ]

관계關係와흐름
  • 편집부
  • 등록 2017-04-13 10: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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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關係와흐름

김정선 7회 개인전 <Fun drops – 관계關係와 흐름>

2016.9.9~10.3 도자세상 여주세계생활도자관 제1관

이홍원 한국도자재단 큐레이터

「기억, 사랑」 38×22×28, 2016

작가 김정선은 ‘자연’을 모티브로 삼는다. 특히, ‘물’에 집중한다. 거기에 나무, 꽃, 풀, 등 자연, 그리고 ‘인간’존재의 문제가 개입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생명’이라는 것이고 각기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 요소들은 ‘관계’로 확장된다.

‘물’은 ‘흙’을 만나서 수만 가지 형태를 만들어 낸다
물은 바람과 공기를 만나 그 형태를 공고히 한다. 나무는 ‘불’을 만들고, ‘불’은 기존의 성질을 소멸하는 대신 새로운 생명을 생성해낸다. 도자기를 만들기 이전 이미 각 질료들은 각기 스스로 생명력을 갖고 있었으나. 서로가 만나 ‘불’을 통해 비로소 새로운 생명으로 탄생했다. 작가 김정선이 집중하는 ‘물’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사유는 동양의 도가 철학자 노자(BC 500년경)와 서양의 철학자 밀레투스학파 탈레스(BC 540~640년)에 의해 자연과학적 입장에서 정리되기 시작했다.
‘노자老子’는 ‘물’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물은 자신을 낮춤으로써 올라가지 않는 곳이 없고 내려가지 않는 곳이 없다. 암석을 만나면 자신을 낮추어 암석과 다투지 않는다. 천하에 물보다 더 부드럽고 약한 것은 없으나 굳고 센 것을 꺾는 데 물보다 더 뛰어난 것 또한 없다. 이는 물이 철저하게 약하기 때문이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지 않는 것이 없다. 그 자체가 생명이다. 물은 언제나 수평을 이루는 것으로 본성을 삼고 언제나 때가 되면 움직인다. 또한 수백 개의 계곡물을 다스릴 수 있는 것은 낮은 위치에 강과 바다가 있기 때문이다.” 노자는 물의 유연한 성질과 근본 원리를 통해 ‘생명’의 근원부터 인간사의 ‘관계와 처세’를 설파하고 있다. 이는 인간의 ‘삶’과 당대 정치사상, 그리고 현대인에게 이르기까지 중요한 교훈을 주고 있다.

‘탈레스Thales’ 또한 만물의 근원을 ‘물’이라고 주장한다
탈레스는 “물은 모든 생물의 씨와 영양분 속에 들어 있고, 어떠한 생명체도 물 없이는 살 수 없으며, 그 양이 변하지 않으며 액체·기체·고체로 그 형태를 바꾸어가며 지구 상의 기후를 지배한다.”라고 주장하면서 만물의 근원, 즉 생명의 원천을 물로 설파한 바 있다. 작가 ‘김정선’의 작업은 이러한 철학적 사고에서 출발한다. 학창시절부터 무의미하게 느껴졌던 이 철학 개념들이 문득 일상생활에서, 그리고 미래 자신의 삶에 근본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모든 물리적 현상에서, 삶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 다시금 정리할 수 있는 단서가 됐으며, 더 나아가 인류의 ‘환경문제’까지 인식의 확장을 가져왔다. 그리고 그것은 자연스레 작업의 주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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