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ith in Humanity_이승원 개인전 <인류애人類愛>
2016.9.7~9.12 서울 인사동 KCDF갤러리 제2전시장
「Embracement_포용」
작가는 세상의 더듬이다. 사회의 모든 문제를 마주하고 일반인들과는 다른 관점에서 읽을 줄 아는 예민함이야말로 작가가 되기 위한 운명의 필수조건이다. 개인주의적으로 변해가는 현 시대에, 사회발전의 본질적인 근원인 이해와 화합을 바라는 마음으로 작가 이승원은 개인전을 준비했다. 어여쁜 마음으로 세상에 바라는 건 그다지 크고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서로가 어우러지고 소통하는 시대를 꿈꾸는 작가는 남과 내가 서로 엮이고 연결되어 하나가 된 모습을 도자로 표현한다.
마치 뜨개질로 정교하게 짜인 바구니를 연상케 하는 작품은 작가가 일일이 인화문을 넣어 마치 두터운 털실처럼 텍스쳐를 표현했다. 순수를 뜻하는 흰색과 파랑은 산뜻한 감성을 이끌어낸다. 순수하고 따뜻한 인류애의 표현은 도자가 담아내는 빛으로도 표현된다. 마치 레이스를 보는 듯 얼기설기 엮어진 작품은 조명으로서도 훌륭한 기능을 해낸다. 빛을 발하는 도자 조명은 자신의 행복만을 추구하기 이전에 타인을 이해하고 다름을 포용하는 인류애의 따뜻한 마음을 상징한다.
작가는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스스로 인내와 수양의 자세를 가다듬는다. 도자 유닛Unit을 하나씩 손질해 얽히고 붙여나가는 과정이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데 중요한 개념이 된다. 서로 지지하는 도자 유닛은 사람들이 관계를 통해 서로 보완하고 지지하여 튼튼한 사회를 이루는 모습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는 그간 미국에서 공부와 작품 활동을 이어온 작가가 한국에 돌아와 처음 갖는 개인전이라 그 의미가 남다르다. 그녀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작품의 주제가 ‘인류애’란 사실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갈수록 다름에 대한 경계와 혐오가 만연해지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순수한 예술의 눈으로나마 느껴볼 수 있는 인류애가 안타깝고도 소중하기만 하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