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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12월호 | 전시토픽 ]

박재국 제15회 개인전<발견과 재구성>
  • 편집부
  • 등록 2017-02-01 11:45:07
  • 수정 2018-01-02 17: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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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1~12.4 여주도자세상 반달미술관

이홍원 한국도자재단 큐레이터

「강조와 변형을 통한 미학」 사진
작가 박재국은 솜씨 좋은 작가다. 타고난 재주가 있고 충분한 자기 연마를 통해 얻은 ‘기량技倆’과 흙에 대한 지식, 그리고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 넣는 훌륭한 ‘기술技術’을 갖고 있다. 거기에 ‘기교技巧’ 또한 갖추고 있어 야나기 무네요시가 말하는 훌륭한 공예작가가 가져야 하는 ‘기技’의 요건을 갖춘 작가라 하겠다. 또 이번 개인전의 재미는 하워드 리사티Howard Risatti의 『공예란 무엇인가』에서 말하는 ‘비평적 공예 오브제’ 문제에 대한 담론을 상기 시키는 전시라 더욱 흥미롭다.

 

작가 박재국의 ‘개인적 공예’와 ‘민중적 공예’

야나기 무네요시는 공예를 ‘귀족적 공예’, ‘개인적 공예’, ‘민중적 공예’로 나누고 있는데, 이 이론대로라면 박재국은 ‘개인적 공예’와 ‘민중적 공예’를 동시에 추구하는 작가가 아닐까 싶다. ‘개인적 공예’를 다시 해석해보면 순수 미술적 성향의 작품을 말하는데, 쓰임을 목적으로 하는 공예가 아니라 심미성과 작가 감성의 표현에 중점을 둔 공예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의 상당 부분이 순수 미술적 성향의 작품들이다. 이전의 작업 행보와는 사뭇 달라 보일 수 있으나, 그를 알고 보면 그리 의아해할 일도 아니다. 실제로 그의 작업실 구석구석에는 실험적인 작품들이 쌓여 있고, 그 작업들은 이미 10년 전부터 계속돼온 그의 또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전통과 재료들을 연구한 흔적들이 묻어나는 작업들이다. 그런 특성은 그가 빚어내는 용기容器에서도 발견되곤 한다.

파편이 머금은 생기

작가는 시간이 나는 대로 전국의 가마터를 돌며 도자 파편들을 확인하곤 한다. 도자 파편들을 감상하고 분석하면서 당시의 기술력과 특징을 확인하는 것이 그의 큰 낙이다. 도자 파편을 관조觀照 하던 작가는 문득 버려졌던 그 조각을 되살리고 싶은 상념에 잠기게 된다. 한때는 흙을 거르고 치대고 만들어서 불의 심판을 기다리며 최고를 꿈꿨던 그 자기磁器가 깨진 파편이 되어 버려진 모습을 보면서 사람의 인생과도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중략)

박재국의 시선으로 본 ‘달 항아리’

작가는 전통의 형形과 선線에 집중한다. 특히 ‘달 항아리’는 조선의 청렴사상과 선비정신을 담고 있으며, 완벽을 넘어선 조형미와 ‘무심의 미학’을 보여주는 우리 문화유산의 백미로 볼 수 있다. 무덤덤하게 빚어진 항아리의 선은 그 어떤 억지도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따로 만들어 붙인 자국의 자연스런 형태도 그저 그런 ‘자국’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 역시 조형의 일부가 된다. 소박하지만 기품 있고 보이지 않는 기교가 있으며, 절제된 세련미가 돋보이는 형태와 색, 그리고 선. 그 느낌을 말과 글로는 형용할 수 없다. 그 아름다운 조형은 단순한 ‘자연스러움’이 아니다. (중략)

사진에 담긴 아름다운 조형요소

작가는 사진을 찍는 각도에 따라 변하는 형태와 선, 빛에 따라 달라지는 달항아리의 만 가지 백색의 느낌을 포착해 낸다. 그리고 그 요소들을 재구성한다. 사진 인화지를 살짝 둥글리기도 하고 접기도 하며 풍경과 함께 어울리게 한다. 그러면 숨어 있던 형태와 선들이 살아나기 시작한다.
즉 ‘강조’와 ‘변형’을 통한 조형 요소들은 새로운 미학적 의미들을 잉태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작가는 다시 그 현상들을 작업에 옮기는데 그 방식은 ‘도자’라는 장르를 뛰어넘는다. 그 작업은 과정일 수도 결과물이 될 수도 있다.

‘달항아리’의 선과 형태, 확대된 조형작업

‘박재국’은 달항아리의 형태를 만들고 형태에서 흐르는 ‘선線’을 찾는다. 그리고 본인만의 시각으로 재구성해낸다. 그 선線과 형태는 당대의 시각에서 최고의 아름다움이었고 현재의 시각으로 보아도 다르지 않다. 그것에 매료된 작가는 비로소 그 선線을 재구성한다. 작가가 바라본 선線은 우리가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자연스러움의 미美’가 아니다. 그저 흙의 성질과 유약의 특성, 그리고 불의 작용을 통해 얻어진 우연의 결과가 아니다. 따라서 ‘자연스러움’이란 우연적 성질의 것이 아닌, 완벽함을 넘어선 미美를 뜻한다. 인간의 몸과 자연의 섭리가 정확하고 신비롭고 완벽하듯, 그 자연스러움이라는 것 또한 계획된 완벽함 이상의 아름다움이다.

‘자연미감’의 의미

고로 과거의 미감이 더욱 강조된 현재의 해석을 통해 다가올 세대에게까지 미적 동의를 구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에 작가는 흙의 질감과 시간의 흔적을 작품 표면에
상징하고 있다. 그리고 그 작품을 물에 띄워서 반사된 형태가 만드는 ‘선’을 포착해내는데, 그 선과 형태는 바로 달항아리에서 추출한 선線이다.(중략)

「기원」 34×71×0.7㎝, 혼합토, 분청유

(생략)

##일부 내용과 이미지는 생략되었습니다. 전체 내용은 월간도예 본지를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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