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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0월호 | 전시토픽 ]

웅성웅성 크라프트
  • 편집부
  • 등록 2014-03-11 18:06:50
  • 수정 2014-03-11 18: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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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성웅성 크라프트

건강한 소란스러움을 위한 공예의 장

2013.9.9~9.30 서울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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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성웅성 크라프트>전의 전체적인 개요가 소개됐던 9월호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전시의 생생한 느낌을 담아 전달해보고자 한다. 교류나 소통에 소극적이었던 공예가 어떤 이야기들로 웅성웅성하게 채워졌을까.

 

 

 

 

공예전문가의 인터뷰를 담은 미디어아트, 라운드 테이블

<웅성웅성 크라프트>전은 《공예, 함께 이야기 합시다》, 《공예, 현장에 가다》, 《공예, 미래를 보다》 총 3개의 큰 주제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들어가, KCDF갤러리 지하 1층에서 열린 《공예, 함께 이야기 합시다》는 전문가와의 인터뷰, 10/10스피치, 와글와글 교육현장으로 이뤄졌다. 전문가와의 인터뷰에는 박순관 도예가, 안승태 금속공예가, 문쌍후 천염염색 공예가, 박남희 기획자, 김동환 기획자, 정연택 명지전문대 세라믹과 교수, 전용일 국민대 금속공예학과 교수, 최범 평론가, 허동화 수집가, 김화순 정소영 노인정 노인아 최웅철 갤러리스트 총 14명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참여했다. 인터뷰는 주제에 대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덕분에 공예가들의 현실적인 애로사항들을 포함, 같은 주제에 대해서도 각자 관점에서 바라 본 공예계에 대한 다양한 내용들이 담겨 있었다. 인터뷰 영상과 함께 전시장 한쪽에는 공예를 위한 미디어 아트인 「라운드round 테이블」이 있었다. 이 작품은 인터뷰 영상을 이미지로 형상 한 것으로, 테이블 위에는 백자 도자 접시가 여러 개 놓여있고 천장에 있는 프로젝터로 텍스트 및 음식 이미지를 쏘아 표현한 작품이다. 천장에서 빛을 받은 접시에는 음식이 담겨 있는 듯 했고 테이블에 위에는 인터뷰 영상 중 발췌한 몇 가지 문구가 번갈아 가며 나타났다. 공예 관련 전시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미디어 아트와 접목된 「라운드 테이블」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솔직 담백한 공예가의 인생이야기, 10/10 스피치

부대행사로 진행된 ‘10/10 스피치’에는 9월 11일 최범 평론가의 ‘한국 공예의 현재와 미래Ⅰ’, 구마노 키요타카 오사카 예술대 교수의 ‘일본 공예의 진흥 정책’, 박순관 도예가의 ‘공예가를 말하다’, 9월 13일 우관호 홍익대 교수의 ‘한국공예의 진흥의 과제’, 조희숙 국립모형유산원 설립추진단 기획감독의 ‘전문가를 말한다’, 9월 25일 김영민 가나아트갤러리 총괄 갤러리스트, 정소영 정소영의 식기장 대표, 이소현 치우금속공예관 학예사의 ‘전문가를 말한다’, 9월 27일 편종필 남서울대 교수의 ‘공예가를 말한다’, 변청자 미술이론가의 ‘한국 공예의 현재와 미래Ⅱ’로 구성됐다. 10/10 스피치 강연장은 의자에 착석하지 앉고 자연스럽게 계단에 앉아 강연자와의 거리가 가까워 친밀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러한 강연장의 분위기는 질의응답 시간을 충분히 갖는데 한 몫 했다. 강연자와 일반인, 관련학과 학생들이 현장에서 직접 소통하는 기회의 장이 열린 것이다. 그 중 9월 11일 ‘한국 공예의 현재와 미래Ⅰ’를 주제로 강연한 최범 평론가는 “공예와 공예품은 다르다. 공예라는 문화가 있고 그 문화에 기술이 더해져 구체적으로 나타난 결과가 공예품이다. 최근 들어 공예관련 학과가 폐지되고 있는데 그렇다고 공예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공예품이 아닌 공예를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으로 공예의 본질에 대해 강연했고, 구마노 키요타카는 일본의 이타미공예센터가 설립되는 과정과 현재 일본의 공예이야기를 들려줬다. 뒤이어 박순관 도예가는 “38년째 도예가의 길을 걷고 있지만 나는 한 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다”며 공예가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귀감이 되는 솔직 담백한 인생이야기로 강연을 풀어갔다.

 

29개 공예대학 350명 학생의 인터뷰, 와글와글 교육현장

KCDF갤러리 3층에서 이어진 ‘와글와글 교육현장’에는 한국도예고등학교, 한양여대, 여주대, 서울대, 서울여대, 국민대, 건국대, 숙명여대, 덕성여대, 이화여대, 홍익대, 경희대, 단국대, 중앙대, 청주대, 상명대, 군산대, 전남도립대, 전남대, 조선대, 남서울대, 목원대, 충남대, 경기대, 동아대, 서울과학기술대, 한국전통문화대, 인덕대, 명지전문대 총 29개 학교의 다양한 공예 관련 학과 학생 350여명이 참여했다. 평소 기성세대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던 학생들에게 본인들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들려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어색하지만 솔직한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 영상은 전시가 끝난 후 블로그나 페이스북을 통해 게재 될 예정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영상에 나오는 학생들이 몇 년 후에는 어떤 활동을 하고 어떤 변화가 있는지 지속적으로 지켜볼 예정인데, 이것이 ‘와글와글 교육현장’의 또 다른 역할이다.

 

 

 

공예가의 방 들여다보기, 공예현장 그리고 미래를 보다

KCDF갤러리 2층에서 선보인 《공예, 현장에 가다》는 도자공예의 김대웅 작가, 금속공예의 박미경 작가, 유리공예의 김준용 작가, 소목공예의 심용식 소목장, 규방공예의 김인자 중요무형문화재 총 5개 분야 5명 작가의 방을 보여주는 형식으로 기획됐다. 단순한 연출을 위한 작가의 방이 아니라, 작가의 작업공간을 비슷하게 옮겨 작가가 실제 작업을 진행해 작업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줬다. 또한 그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도구도 전시돼 일반인들도 공예품이 공예가의 손을 거쳐 어떤 과정으로 탄생하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작가의 방 공간 한쪽에는 신성환 작가의 「열다」라는 제목을 가진 또 다른 미디어 아트 작품이 전시됐다. 공예를 보여주기 위한 웅성웅성한 모습을 미디어 아트로 표현했다. 전통 문양, 공방의 느낌, 재료의 물성 등 다양한 소재를 영상에 담았다. 「열다」는 공예가 가지고 있는 ‘확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다. 근본적으로 공예와 미디어아트 만남 자체가 확장이라는 의미를 가진 작품이다.

KCDF갤러리 3층의 《공예, 미래를 보다-전통에서 찾은 미래》에서는 박명배 소목장의 문갑, 목칠공예 강희정의 자개장 업사이클링(재활용품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그 가치를 높인 제품) 협탁, 나전공예 김걸의 책가도장, 도자공예 한정용의 백자합, 이세용의 도자테이블, 이지숙의 민화도자벽화, 이승희의 청화백자벽화, 정재효의 청화백자 필통, 합, 이은범의 청자죽순형 펜꽂이, 누비공예 김윤선의 색실누비 안경집, 침구공예 강금성의 오박생침구, 조각보 등의 작품이 전시됐다. 오늘날 정보가 확장되면서 전통공예 보다는 서양의 것에서 영향을 받는 공예품들이 많아진 현실과 이러한 생각들에서 벗어나 한국 전통미의 원형을 바탕에 두고 재구성한 현대공예작품들로 하나의 주거공간으로 연출한 것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손문수 메인 큐레이터는 “과거부터 늘 함께해왔던 공예품에 비해 공예가들의 존재는 미미했다. 현재,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공예는 소통이나 교류에 소극적인 부분이 있다. <웅성웅성 크라프트>전을 기획한 것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을 열어보자는 의도로 시작됐다. 이제 겨우 공예에 대한 웅성웅성한 이야기가 시작됐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예비공예가들에게 과거의 공예보다는 조금 더 적극적이고 소통하고 교류하는 공예계의 장을 열어주고 싶었던 목적이 가장 크다”며 전시 기획의도를 밝혔다. 또한 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공예의 역할과 영역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봄으로써 공예의 본질에 대한 자각과 미래적 가치를 조망하는 자리가 되리라 생각한다. 공예 원로 및 중장년층에게는 회고와 점검의 자리가, 이제 막 공예인으로 발돋움하는 신진작가와 학생들에게는 가능성 모색의 기회가, 일반인에게는 공예에 대한 새로운 생각과 친숙함을 유발하는 색다른 기회가 됐을 것이다. 건강하고 발전적인 장이 됐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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