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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5월호 | 전시리뷰 ]

에른스트 갬펄 개인전
  • 편집부
  • 등록 2013-03-08 08:49:52
  • 수정 2013-03-08 08:4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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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른스트 갬펄 개인전

Ernst Gamperl

2012.4.5~4.28 서울 갤러리 LV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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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신선한 공기, 맑은 물과 같은 자연을 즐겼다면, 요즘은 그 자연이 있는 곳을 찾아 떠나는 추세다. 이러한 물, 돌, 나무, 흙 등 자연과 건축이 놀랍도록 기발한 방식으로 조우하고, 자연을 즐기는 것을 통해 일상생활과 인류를 존중하는 선조들의 철학과 문화를 반영, 태초의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장인정신이 깃들어 있는 작가 에른스트 갬펄Ernst Gamperl를 소개 한다.

세계적인 목공예 작가로 손꼽히는 에른스트 갬펄은 독일에서 태어나 17살에 도제 가구 제작자가 되었고, 1990년 나무와의 독특한 관계를 맺으며 자신만의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유럽과 아시아의 활동을 넘나들며, 살아 숨 쉬는 나무에 동양의 정적인 장인의 숨결을 불어 넣어 또 다른 자신을 표현하는 목공예의 아름다움을 알린 작가다.

에른스트 갬펄의 조각과 선반작업들은 예술에 대한 바탕지식 전혀 없이 독학으로 시작해서인지 전통에 구속 받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있다. 또한 조형예술의 근원적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인간의 손길이 빚어낸 질서와 조화의 궁극의 뜻, 자연의 가공하지 않은 순수함을 그대로 담은 작품 속에서 최고의 목공예 장인의 경지를 보여준다.

그것은 선반에 단순히 돌려지는 것이 아니라, 그가 재료인 나무에 대해 오랫동안 공들인 끝에 얻어낸 것이다. 지난 20년 동안 그는 나무의 건조 방식과 그것이 조각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그것이 작가와 작품이 서로를 배려하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주는 ‘give and take’ 라고 그는 말한다. 자재와의 대화이며 절대 강요하지 못하는 이러한 ‘깨달음’의 암시들은 더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를 도전하게끔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이러한 그의 장인정신이 담긴 목기 그릇들은 단풍나무, 너도밤나무 혹은 오크 나무로 만든 그릇과 같이 자연으로부터 오는 것들과의 조우를 형성한다. 작은 것에서부터 대형 작품까지 아주 다양하고 나무의 결이나 특성을 제대로 이용해 천연적이면서도 조형성이 뛰어난 작품을 만들어 낸다. 특히 빛을 담은 그릇들은 각각의 작품에 오묘하고 거대한 자연 하나가 담겨 있는 듯한 착각을 일게 할 만큼의 목기 공예가로서의 경지를 잘 보여준다.

시대가 변할수록 인위적이지 않은 것, 자연적인 것에서 위안을 얻는 현대인들에게 에른스트 갬펄의 전시는 전체적인 공간과 소리, 조명, 관객, 작가 그리고 작품을 어떻게 한 마음으로 유기적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인가를 배려한다. 그의 작품을 통해 자연과 감성의 조화를 느끼고 우리 스스로가 자연의 본질과 교감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백윤경 갤러리 LVS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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