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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6월호 | 전시리뷰 ]

신이철 Cutting Edge 전-사목지신徙木之信
  • 편집부
  • 등록 2013-03-07 17:36:21
  • 수정 2013-03-07 17:3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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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지신徙木之信

신이철 Cutting Edge 전 2012. 5.14- 5.25 갤러리SY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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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관호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도예유리학과 교수

 

 

그 동안 보아온 신이철은 절대 기계에 의존하거나 기술을 맹신하는 작가는 아니었다. 초기의 그가 천착한 것은 현대사회의 가벼움이었다. 일상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가벼움들, 패스트푸드와 모럴헤저드, 일회용품의 남용 등을 진중한 태도로 관찰하여 보는 사람의 의표를 찌르는 신랄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작풍으로 일관하였다. 이후 그는 석고로 떠낸 철근 모양의 흙끈을 구부려 만든 신이철 식의 공간드로잉으로 은밀하고 기묘한 유기적 내밀함을 탐닉하기도 하였다.

노골적이지 않지만 은근히 끈적한 그러면서도 매끄럽게 떨어지는 드로잉과 같은 구조, 태토의 가소성을 본능적으로 끌어내 구현하는 감각으로 일관하는 한편 태권브이나 종이딱지와 같은 통속적 주제를 네오팝양식으로 이끌어내기도 하였던 신이철이 이번에는 그답지 않다는 표현이 어울릴 작품을 제시하였다.

물론 일부는 그 동안의 제작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나머지는 기계의 힘을 빌려 만든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라이노를 사용하여 형태를 끌어내고 CNC와 레이저 컷터로 원형을 만든 일련의 작품들은 예사롭다 못해 의외였다. CNC에 의한 그릇모양의 것들은 통념적으로는 그릇이었다. 실제로 사용이 가능하고 유닛의 모듈을 응용한 기능성의 다변화가 가능한 실용기인 것이다. 그러나 모아놓고 보면 위가 열린 형상들의 정숙한 인스톨레이션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작품들이다. 더욱이 내외의 색을 달리하고 그룹별 색을 바꾸면서 그 동안의 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 것은 무슨 생각에서였을까? 속을 모르니 물어서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대답은 간단했다. 최근 본인이 문득문득 생각하던 것을 실천에 옮겼노라고. 수공과 탈수공, 인간의 손과 기계의 손, 자연과 인공, 성김과 치밀함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을 구체화시켰을 따름이라는... 이외이긴 했지만 수긍이 가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신이철은 도예에 주력하지만 그것을 운명처럼 받아들이는 조로아스터교도는 아니다. 가벼움의 심각함에 천착하였던 진중함은 다양한 방법의 추구와 다채로운 재료의 모색 등을 발판으로 자신의 제작범위를 넓히는 것은 물론 도예의 외연확장에도 기여하는 열정으로 발전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이번 전시에서 공개되는 신작들은 사물을 보는 감각과 현상을 읽어내는 직관력의 성숙함인 동시에 자칫 빠져 버리기 쉬운 예술가적 도그마에서 벗어나려는 작가정신의 소산, 나아가 제작행위에 대한 작가 스스로의 약속을 실천한 사목지신의 표상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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