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마 빌라베르데Vilma Villaverde 전
자유로운 영혼을 만나다
2012.7.21~11.11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큐빅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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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2012년 특별전으로 아르헨티나 조각가이자 도예가인 빌마 빌라베르데Vilma Villaverde, 1947의 전시가 지난 7월 20일부터 11월 11일까지 열리고 있다. 작가는 지난 2011년 비지팅 아티스트 프로그램으로 초대, 이번 특별전을 위해 약 3주 동안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에 머물며 작품을 제작했다. 전시에는 신작 여덟 점과 함께 1980년대 초기 작품부터 최근까지의 작품 19점이 선보였다.
빌마 빌라베르데는 현재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원로 도예가로 일흔이 넘는 지금까지 국제적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의 작품 경향은 크게 작품제작에 있어 산업오브제인 위생도기의 사용 전과 후로 나눌 수 있는데, 이번 전시는 이러한 두 경향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초기 작품들은 사진 속의 인물들을 3차원 공간에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두 소녀가 턱을 괴고 난간에 기대어 있는 모습의 「Generations」, 팔짱을 끼고 진지하게 무언가를 응시하는 소녀상 「Maitena」는 작가의 주변 인물들의 사진 속 모습을 실제의 공간에 입체적으로 재현해놓은 것이다. 오래된 사진의 초상과 암갈색의 색감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작품들은 실제 사람처럼 보이는 사실주의적 표현과 함께 인물의 성격과 심리묘사를 돋보이게 한다. 어느 수도원 수녀들의 단체사진을 재현한 「The Nuns」, 한 남성이 다른 여성의 모습을 사진기로 찍는 모습을 표현한 「The Photographer」와 같은 부조형식의 작품은 사진으로 장면을 포착한 당시 인물들 간의 정서적 교감과 분위기, 빛바랜 갈색의 따뜻하면서도 지나간 시절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을 떠올리게 한다.
평면 속 이미지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현실 공간에 형상으로 재구성하던 그의 작업방식은 우연히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은 비데를 작품제작에 이용하면서부터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비데에서 코르셋을 떠올렸고 윗부분에 여성의 가슴과 머리, 아랫부분에는 다리를 만들어 작품을 완성하게 된 것이다. 1987년에 만들어진 최초의 위생도기와 결합된 도자조각 작업 이후 이를 기점으로 위생도기들을 적극적으로 작품에 사용했는데, 전시장에는 「Adolesente」와 「Musician Girl」과 같이 여성의 신체 일부분이 위생도기로 대체된 다수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그가 선택한 위생도기들은 그 형태나 작품에 올려놓는 위치에 따라 악기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옷깃이나 왕관이 되기도 한다. 지난 2011년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에 거주하며 제작한 최근작에서는 인체의 과감한 생략과 유머러스한 표현들이 극대화되는 등 초현실주의적 성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을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를 담당한 김승택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학예연구사는 “빌마 빌라베르데는 공장에서 찍어낸 위생도기 제품을 작품에 비중 있게 사용함으로써 전통도자에 대한 형식과 내용면에서 벗어나 그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또한 “이번 전시는 작가의 80년대 초기 작품들과 오브제를 사용해 만든 주요 작품 등을 시기별로 구성해 작업의 변천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예술가로서의 그녀의 삶을 이해하는데 충분한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희 기자 masaderu@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