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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월호 | 전시토픽 ]

2012 아름지기 기획전 <끽다락: 차와 하나 되는 즐거움>
  • 편집부
  • 등록 2013-03-06 10:53:52
  • 수정 2013-03-06 10:5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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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아름지기 기획전

<끽다락: 차와 하나 되는 즐거움>

2012.10.10~10.31 서울 아름지기 안국동 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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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아름지기(신연균 이사장)는 우리전통의 의식주 문화를 탐구, 현대인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비영리 민간단체다. 아름지기의 다양한 활동 중 매년 열리는 ‘아름지기 기획전’은 의식주衣食住를 주제로 한국 전통문화를 현대인의 삶과 생활에 맞도록 새롭게 제안하는 전시다. 기획전은 의식주 각 분야의 전통 장인과 현대적 작가 등 다양한 전문가 간의 협업을 통해 전통 문화를 현대적으로 계승, 생활 속의 아름다움을 구현하고자 한다. 올해에는 ‘식’을 주제로 <끽다락: 차와 하나되는 즐거움>전이 지난 10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아름지기 안국동 한옥에서 펼쳐졌다.

 

(재)아름지기가 주최하고 남영유업이 후원, 썬앳푸드가 협찬한 <끽다락>전은 2006년 <우리 그릇과 상차림>전, 2009년 <행복한 새참, 도시락>전을 잇는 ‘식’생활을 주제로 한 전시다. 특히 이번 전시는 우리 선조들이 자연과 더불어 즐겼던 차를 바탕으로, 현대생활 가운데 편안하게 뿌리 내릴 수 있는 차 문화를 선보이고자 했다. 삼국시대 이래로 선조들이 즐겨온 차 문화는 다양한 계층이 즐기며 사람과 사람, 계층과 계층을 잇는 소통의 역할을 해왔다. 이런 점에서 전시는 차 문화에 담아왔던 선조들의 정신을 되살리고, 우리 차가 일상의 벗으로 가까이 자리매김 하는 것을 목적으로 기획됐다. 전시 제목인 ‘끽다락喫茶樂’은 조주 스님의 유명한 ‘차나 한잔 마시고 가라’는 의미의 ‘끽다거喫茶去’를 변형한 단어다. ‘차나 한잔 마시고 즐겨라’라는 의미로, 차와 하나 되는 순간을 편하게 즐기길 바라는 의미다.

전시는 크게 한국적 감수성과 실용성이 담긴 도예 및 공예, 디자인 제품과 영상작품 그리고 현대 라이프 스타일이 반영된 차와 음식의 제안으로 나눠 선보였다. 차와 관련된 작품 중 이인화의 다관과 스트레이너는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디자인으로 눈길을 모았다. 도자기로 만든 스트레이너는 선명한 원색을 사용해 깔끔함을 강조했다. 여병욱은 여러번 문질러 마치 금속과 같은 느낌을 내는 오브제적 찻잔을, 김혜정은 자연의 움직임을 담은 그릇을 제안했다. 김종훈과 이인진은 투박하면서도 멋을 지닌 사발과 찻주전자를, 이강효는 분청기법을 사용, 현대적 미감과 전통적 색을 동시에 지닌 피처와 찻잔을 선보였다. 공예작품으로는 심현석이 은으로 만든 정교한 스트레이너를, 고보형은 다양한 종류의 재미있는 워머를 전시해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밖에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5인의 디자이너(김경은, 송승용, 김종환, 조다니엘, SWBK)가 은병수, 이나미 디자이너를 멘토로 한 디자이너 워크숍을 통해 제작한 생활 디자인 제품도 전시됐다. 김경은은 아이들을 위한 제품으로 차와 간단한 스낵을 담을 수 있는 「차+스낵 팩」패키지를 디자인했다. 이 제품은 연결 방식에 따라 아이가 메고 다닐 수 있는 도시락이 되기도 하고 둥근 소반을 만들 수 있어, 아이의 흥미를 돋을 수 있도록 했다. SWBK의 「콤비네이션 찻잔」은 세라믹과 내열 플라스틱, 알루미늄 같은 소재를 조합해 현대적 다기를 연출했다. 4개의 찻잔은 차호와 찻잔 뚜껑의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다양한 조합방식으로 쌓으면 주방에 아름다움을 더하는 작은 조형물이 되기도 한다. 조다니엘의 「기내 다과 플레이트」는 비행기 기내에서 책을 읽거나 태블릿PC로 업무를 보는 등 행위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차와 다과를 즐길 수 있는 플레이트의 사이즈와 모습을 구현했다. 영상작가인 류임상은 전시 전 과정을 기록한 영상과 오목한 그릇 안에 영상을 비춰, 차가 그 안에 담겨지고 그것이 또 다른 차로 변화돼 마치 그릇 안에 차가 담긴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영상작품을 선보였다.

이외에 아름지기가 제안하는 차와 음식도 이번 <끽다락>전의 특징이다. 조희숙 조리연구가, 이연자 차 연구가, 이상재 한의사 등 각 분야의 전문가가 선정한 생활 속에서 편히 즐길 수 있는 차를 소개한다. 원재료의 특성에 따라 구분된 무차, 우엉차, 천도복숭아차, 오디차, 뽕잎차, 조릿대잎차 등 총 29가지 차를 선보였으며, 각각의 차를 만드는 방법을 연구한 과정과 성분과 효능을 살펴보고 직접 시음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됐다. 또한 차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식다과을 함께 제안했다. 예부터 손님 상차림에 올렸던 전통 다과에서부터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한 간편한 차가 있는 현대인의 차례상, 우리 재료로 만든 맛과 영양이 있는 어린이 다과상, 문화·여행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간식까지 현대인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다과가 소개됐다.

이번 <끽다락>전에는 우리 차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더불어 이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강연과 흥미로운 전시 연계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됐다. 이연자 원장의 ‘우리 차 문화’에 대한 강연부터 요리연구가와 함께 하는 ‘생활 속 우리 다과 만들기’, 매주 토요일마다 아름지기가 제안하는 7가지 차를 직접 구매할 수 있는 ‘토요 茶 마켓’ 등이 열렸다. 특히 매일 3회에 걸쳐 진행되는 ‘관람객 티타임’은 아침에는 맑은 기운차, 식후에는 소화를 돕는 차, 오후에는 나른함을 달래주는 차를 관람객에게 제공, 전시장에 마련된 찻상에서 편안하게 차를 즐길 수 있도록 진행돼 많은 관람객의 호응을 모았다. 전시 중 매주 토·일요일마다 진행된 ‘쿠킹퍼포먼스’는 관람객을 의식하지 않고 연근차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아침부터 연근을 씻고, 썰고, 말리고, 볶고, 차로 우리고 하는 모습을 통해 누구나 집에서 차를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끽다락>전은 우리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차’라는 주제를 전통과 현대적 미감으로 풀어낸 전시다. 현대인에게 필요한 다양한 차와 그 효능을 소개해 차를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됐으며, 한국적 감수성과 실용성이 가미된 그릇과 디자인 소품, 패키지를 개발, 소개함으로써 차 문화 확산의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했다. 10월의 가을, 한달간 아름지기 안국동 한옥에서 열린 이번 전시를 통해 전통과 현대인의 일상생활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한 아름지기 홍보팀 곽은정 팀장은 “아름지기가 제안하는 차와 음식의 레시피를 대중과 함께 나눔으로써 현대 가정과 일상공간에 자연스레 스며들어 우리 전통 차문화의 정신과 건강까지 두루 담아내는 상차림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효진 기자 namyoj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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