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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월호 | 전시리뷰 ]

이병로 개인전
  • 편집부
  • 등록 2013-03-06 10:50:51
  • 수정 2013-03-06 10:5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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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자 달항아리, 풍요와 절제의 미학

이병로 개인전

백자 달항아리, 풍요와 절제의 미학

2012.10.3~10.8 서울 인사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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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항아리가 자닌 한국적 특수성으로서의 심미성은 인공미와 자연미의 조화와 긴장, 균형에서 비롯한다. 인공적 사물에 자연의 힘이라 할 수 있는 불과 중력, 여타의 힘들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달항아리는 일본이나 중국의 도기들이 보여주는 장식성이나 인위적 완벽성이 아닌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 낼 수 없는 묘한 불균형과 평범한 듯 비범한 무기교의 멋이 이입되어 있다. 따라서 그 아름다움은 인위성을 초월한다. 인위성을 넘어서 형태미의 긴장은 팽창의 극도에 이른 항아리와 이를 끌어당기는 흙들의 친화성에서 기인한다. 빛깔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양한 백색들의 변화의 묘미는 형태와 맞물려 자연스러움을 보여준다.

은 무든 우주만물의 생성과정에서의 시작이자 삼라만상의 근원을 의미한다. 특히 이조시대에 즐겨 입던 백색의 옷, 백자 도자기는 영원히 한국인의 정신성을 대변한다. 더불어 백은 상생의 개념으로 기능한다. 그 백색은 스스로 빛을 발하기도 하지만 여타의 색상들을 돋보이도록 조력하는 미덕을 지닌다. 즉 서로의 상생관계 속에서 상대를 범하지 않는 너그러움으로서의 배품의 미학을 함의하고 있다. 따라서 백색은 없음이 아닌 그리고 단순히 무채색이 아닌, 마치 수묵화에서의 여백이 빈 공간이 아닌 것처럼 그저 무심無心한 자태로서의 묵시적 발현체인 셈이다.

작가의 달항아리 역시 색에서 뿐만 아니라 둥근 형태의 조형은 완벽한 원의 형태와는 구별되는 부정형에 가까운 원이다. 이는 의도적으로 계산된 형태가 아니라 욕심 없는 기운이 손을 통해 빚어진, 담백의 미를 품은 부드러운 선으로 정형화된 것이다. 그 선은 날렵하고 매끄러운 곡선이 아닌 가식 없는 자연스러운 선으로서의 조형미를 함축한 내적 아름다움의 미니멀한 표현이다. 이러한 선은 욕심과 기운이 형태에 드러나지 않도록 스스로를 조율하고 다스리는 내공이 없으면 아마도 인위적 조형물에서 드러나는 지루함에 빠지고 말 것이다. 분명 진중하고 기품있는 격조의 미는 자극적인 찰라의 미감과도 변별화된다. 이는 바로 유가사상에서 언급되는 중용中庸의 도로서의 예술적 표현의 원칙과도 호응한다. 중용의 의미가 ‘편들지 않고 기대지 않으며 과함도 없고 미치지 못함도 없는 것’ 이라는 사실을 상기해 봄직하다.

뿐만 아니라 달항아리의 완성이 각기 따로 제작된 불완전한 상부구조와 하부구조가 서로의 합일을 통해 완전한 도기로 탄생되듯 작가의 작업이 갖는 화두는 만남, 소통, 융합이라는 개념으로 압축될 수 있다. 즉 색, 형태, 제작방법에서 기인한 하나가 둘이 되는 만남, 만남을 위한 소통, 소통으로 이루어지는 융합, 융합을 통한 하나됨을 내포한다. 오늘날 나와 타자의 만남이 비록 완벽하지 않을지언정 서로가 맞잡고 이해하여 하나의 방향으로 시선을 모으듯 작가는 일원론적 회귀사상을 작업의 근저에 두고 상실된 인간성과 정신세계의 회복을 기치旗幟로 하여 삶의 의미와 목표를 도자를 통해 상징하고 은유하고자 한다. 그러하기에 작가에게 있어 달항아리를 빚는 행위는 단지 용기를 제작하는데 그치지 않고 수도승 같은 치열한 수신修身의 자세로 영혼을 정화하는 고행苦行의 과정에 버금가는 일이다.

손청문 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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