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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0월호 | 전시토픽 ]

숨쉬는 사물
  • 편집부
  • 등록 2012-01-03 11:38:45
  • 수정 2012-01-03 14: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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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reathing Object

2011.9.2~9.29

서울 갤러리 세인

 

세 명의 도예 및 회화 작가가 참여해 평면과 입체 작품을 선보인 <숨쉬는 사물>전이 9월 2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청담동 갤러리 세인에서 열렸다. 많은 사람이 스치듯 지나치는 주변의 흔한 일상 사물들. 현대 작가의 시선으로 본 일상 사물은 과연 어떠한 대상이며 어떤 모습으로 표현됐는지 이번 전시에 참여한 박종진 최욱 황은화의 작품을 통해 살펴볼 수 있었다.
전통의 유산, 조선시대의 백자와의 정서적 교감을 통해 사물의 특성을 파악하고 새로운 미의식을 이끌어낸 실험정신에서 박종진의 작품은 시작된다. 작가는 2006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조선시대 달항아리를 접한 후 작업의 조형성을 구축해왔다. 작업 방법은 두 개의 큰 사발 형태가 하나로 결합되는 달항아리의 제작과정에서 업다지기법과 색의 대비를 적극 활용했다. 블랙과 화이트가 기하학적으로 대비된 「Return to Basics」 연작, 흙과 나무의 재료적 특성을 파악한 후 모던하게 연결한 「Harmony」 연작에서는 결합기법을 세련되게 연출한 조형성이 두드러진다. 단아하고 매끄럽게 잘 다듬어진 작품들에서는 만물의 근원인 음과 양의 조화로움이 은은하게 표출됐다. 최욱의 작품은 2000년 초반에 발표된 「A Certain Breath」 연작으로부터 이어져왔다. 당시에는 생물의 사물(동물, 생물, 식물) 등이 소재로 사용되었고 2000년 중반 이후부터는 무생물의 사물(의자, 책)을 소재로 집중적으로 표현했다. 작가가 이번 작품에서 선택한 사물은 작가의 일상이다. 작업 방식은 선택된 사물의 크기를 확대해서 기념비적인 성격을 띠도록 했다. 또한 그려진다는 행위에 충실한 형식으로 물감을 흘러내리게 하거나 극사실적 표현을 통해 사물의 표정을 담아냈다. 황은화는 3차원의 세계가 2차원의 이미지인 평면으로 보여질 수 있는 ‘공간회화’를 선보였다. 작품 속 책과 의자는 고유의 물성 형태로, 컵과 컵은 개체의 고유성으로 드러나 있다. 「Another View」연작은 코너의 사물이 갖는 특성을 오브제로 제시했다. 2차원 평면에서 단절된 코너를 덧대 컵의 형상을 되살아나게 했다. 직장인에게는 하루 일과를 마치는 6시 이후가 귀중한 시간이지만 작가에게는 4시 이후다. 이를 반영한 「Space」 연작과 소중한 작업실을 갖고 싶은 마음이 반영된 「아름다운 문」 시리즈, 이 외에도 「컵」, 「의자」, 「책상」 등은 작가의 정신적 사유가 반영된 사물이기도 하다. 파스텔톤의 매끄러운 색채는 사물의 형상을 또렷이 기억할 수 있도록 담아낸 감정의 색채다.
<숨쉬는 사물>전을 기획한 정영숙 갤러리 세인 대표는 “예술가의 감성은 평범한 일상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는 힘이 있다. 관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 안에서 살아 숨쉬는 사물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호흡할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성희 기자   masader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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