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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0월호 | 전시토픽 ]

한중도자예술교류전
  • 편집부
  • 등록 2012-01-03 11:35:33
  • 수정 2013-03-04 14:4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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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9.24-11.22

광주 경기도자박물관


| 이은실

경기도자박물관 학예사

 

<한중도자예술교류전>은 2011년 제6회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와 다가오는 2012년 한·중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한국도자재단과 중국도자공업협회가 공동주최한 전시로 도자예술 교류를 통한 양국 전통도예의 발전과 도예인들의 우호증진을 도모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오랜 도자역사를 이어오는 동안 지속적으로 기술과 예술을 교류하며 새로운 도자문화를 창조하는 주역으로서 동반자적 위치를 지켜왔다. 양국은 넓게는 동북아 도자문화권에서 회유灰釉에서 청자靑磁로, 다시 백자白磁로 이어지는 고화도高火度 도자공예의 선두에 있었으며, 좁게는 시대와 지역에 따라 수 많은 도자양식을 탄생시키며 각국의 도자전통을 굳건히 다져왔다. 그렇다면 21세기를 맞은 오늘의 양국 도자예술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본 전시를 통해서 중국과 한국의 전통도예 현황을 살펴보고 서로의 미래지향적인 교류방향을 모색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더불어 이 시대와 양국을 대표하는 도자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이해함으로써 서로의 사회와 역사, 문화에 대한 이해 또한 한층 더 깊어지길 희망한다. 본 전시에는 양국 도자명장과 대사, 명인을 비롯하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중견·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선별해 중국작가 46명의 작품 88점과 한국작가 43명의 작품 79점이 전시되었다.

 

중국 청자의 전통과 계승
중국의 도자기는 역사가 매우 오래되고 그 종류 또한 다양하다. 기원전 1,500년경 원시청자인 회유도가 출현한 이후 후한대後漢代에 초보적인 청자가 제작되었으며 당말오대唐末五代에는 월주요越州窯 청자가 절정기를 맞았다. 이어진 송대宋代에는 각지에서 이름 높은 청자가 활발히 제작되었는데, 북송에서는 휘종황제徽宗, 재위 1100~1125때 천청색天靑色의 궁정용 청자를 만든 여요汝窯, 음·양각의 조각장식이 뛰어난 요주요耀州窯, 유약에 산화동을 첨가해 신비로운 동홍색銅紅色이 도는 청자를 만든 균요鈞窯 등이 유명했다. 또한 남송南宋에서는 두꺼운 유약과 아름다운 균열을 특징으로 하는 관요官窯가 발달하였고 이러한 청자의 제작양식은 용천요龍泉窯청자로 이어졌다.
본 전시에 출품된 청자계 자기들은 중국을 대표하는 명요名窯 가운데 남송관요와 용천요, 균요의 전통을 계승하여 제작한 작품들이 주류를 이룬다. 이들 자기는 태토와 유색, 제작방법 등에서 지역적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형태나 세부장식에서는 현대적인 감각에 맞추어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단순한 재현에만 머무르지 않고 시대를 거슬러 전통을 이해하고 연구함으로써 기술적인 발전을 도모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전통을 이어가고자 노력하는 작가들이 있기에 중국 청자의 전통은 한그루의 ‘뿌리 깊은 나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중국도자의 절정 - 백자
중국의 백자는 이미 수·당대隨唐代부터 시작되었다. 대표적인 형요邢窯 백자는 태질이 희고 품질이 뛰어나 남방의 월주요越州窯 청자와 함께 ‘남청북백南靑北白’이라는 용어를 낳기도 했다. 북송대에는 형요에 이어 상아빛 유색과 조각장식이 특징인 정요定窯가 백자의 중심으로 부상하였는데, 이 시기에는 백자 이외에도 자주요磁州窯 자기와 건요建窯·길주요吉州窯의 천목天目도 유행하였다. 중국 백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강서성 경덕진요景德鎭窯를 중심으로 발전한 경질백자이다. 특히 청화백자는 원대元代부터 해외에도 널리 알려졌으며, 명청대明靑代에는 관요인 어기창御器廠이 경덕진에 설치되면서 청화백자를 비롯한 오채, 분채 등 화려한 장식의 백자가 발전했다.
전시 출품작들은 자주요, 정요, 경덕진요 등의 전통을 계승한 것과 현대인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생활용기 계통의 작품군으로 구분되는데 그중 자주요계 작품은 백토분장과 흑화문양, 새기고 긁어낸 수법에서 자주요의 전통을 최대한 재현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백자계인 정요백자와 경덕진의 청화백자, 채색자기 역시 중국 전통의 장식기법을 계승한 숙련된 솜씨를 보여주고 있으나 한편으로 그릇의 형태를 현대적으로 변형시키고 서구식 생활용기로 응용하여 전통과 현대의 공존을 느끼게 한다. 이밖에 천목계의 작품들 역시 유약에 다양한 산화물酸化物을 배합함으로써 특유의 요변窯變을 유도해 전통적이면서 개성 있는 색감을 표현했다.
 
다양한 도자의 표현 - 자사
중국에서는 각 지방마다 전통적으로 특색 있는 도자기가 많다. 특히 강소성 의흥宜興에서는 유약을 입히지 않은 검붉은 빛깔의 자사紫砂를 생산했는데 의흥자사는 해외에서도 그 명성이 높았다. 의흥의 황룡산黃龍山 일대에서 채취되는 독특한 찰흙을 이용해 만드는 자사는 점토의 가소성可塑性이 높아 다양한 형태를 표현할 수 있고 고온번조하여 경도가 높다. 또한 입자가 치밀하여 유약을 바르지 않은 채로도 물을 흡수하지 않으면서 공기를 투과시키는 특징을 지녀 예로부터 다기茶器로 많이 제작되었다. 의흥자사는 특히 명대明代에 차를 차호茶壺에 달여 마시는 전차煎茶가 유행하면서 성행하기 시작하여 명대 후반에 절정을 이루었는데, 이 시기에는 걸출한 명장名匠들이 출현하여 흙판을 말아 성형(타렴)하거나 여러 색깔의 흙을 붙여 장식하는 등 자사 고유의 제작기술들을 완성시켰다. 이후 의흥자사는 차와 함께 아시아와 유럽으로 널리 전파되었으며 유럽 차도구의 원형이 되었다고 할 만큼 많은 영향을 주었다.
출품된 작품은 대부분 고유한 자사토를 사용하여 전통적인 타렴기법으로 제작한 것이다. 자사호紫砂壺는 우아한 곡선이 보여주는 전통적인 미감을 살리면서 손잡이나 주구의 선을 날렵하게 변화시켜 보다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하고자 하였고, 몇몇 조각상들은 자사 특유의 조형성을 극대화하였다. 모두 자사 고유의 참신한 미감을 잘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한국도자의 전통과 계승
적어도 신석기시대부터 8,000여년의 역사를 이은 한국의 도자는 이웃나라와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발전해 왔다. 삼국시대 한漢나라의 영향을 받아 개발된 연유도기鉛釉陶器와 일본으로 전파된 경질도기硬質陶器, 월주요越州窯의 기술을 수용해 발달한 고려청자는 선진문화를 과감히 받아들여 고유한 도자를 창조하고 다시 외부로 전파하는 한국도자문화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특히, 천하제일로 칭송받던 고려의 비색翡色청자, 독창적인 상감象嵌청자와 분청사기, 그리고 조용하면서 품격이 넘치는 조선백자는 고유의 미감과 기술적, 조형적 전통을 바탕으로 외래의 요소를 수용하여 한층 뛰어난 새로운 양식으로 승화시킨 한국도자의 역량이었다.
오늘의 한국도자예술 역시 이와 같은 변화와 발전의 단계를 거치고 있다. 때문에 국제화된 미술과 생활문화 속에서 다변화하는 도자양식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한국도자의 고유한 미감과 전통이 굳건한 바탕을 이루어야 한다. 유구한 역사를 이어 온 도자전통을 바탕으로 해외와 교류하고 선진한 도자문화를 수용하여 현대 한국인의 감각으로 표현했을 때 진정한 전통의 계승 또는 창조가 시작될 수 있다. 지금의 한국도자예술 역시 새로운 전통이 되어 미래의 한국도자문화를 창조하는데 근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청자와 분청사기
역사적으로 청자를 생산, 발전시켰던 나라는 중국과 한국 뿐 이었다. 통일신라시대부터 청자의 가치를 이해했던 선조들은 9~10세기경 발달된 경질토기 기술을 바탕으로 중국 월주요越州窯의 기술을 받아들여 청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고려청자는 전라도 강진과 부안을 중심으로 크게 번성하여 12세기에는 천하제일 비색翡色청자가 완성되었고 점차 상감청자가 세련된 모습으로 발달했다. 그리고 조선시대에 이르러 청자는 새로운 제작환경에 따라 표면에 백토분장白土粉粧을 많이 하고 백자, 질그릇은 물론 금속기 등의 다양한 형태와 문양을 수용한 새로운 양식으로 나타나는데 이것이 바로 분청사기이다. 분청사기는 폭넓은 사회계층의 요구에 맞추어 때로는 엄격한, 때로는 자유분방하고 개성이 넘치는 조형으로 16세기 중반까지 성행하였으나 조선백자의 유행에 밀려 점자 쇠퇴하였다.
출품작 가운데 청자는 저마다 유색과 질감에서 서로 다른 개성을 보여준다. 현대의 청자가 작가의 해석에 따라 다양한 색감과 모습으로 재구성된 것이다. 이미 500여 년간 단절되었던 청자의 전통을 다시 이끌어내는 작업이 쉽지는 않지만 청자야말로 한국도자의 전통을 가장 잘 보여주는 도자라고 하겠다. 분청사기 출품작의 특징은 전통 분청을 충실히 재현한 것은 물론 2~3가지 장식기법을 혼용하거나 과감하게 청화장식을 가미한 것 등 응용작품이 많다는 점이다. 이러한 시도 또한 본래 분청사기가 지닌 도전정신이나 자유분방함과 상통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일부 내용이 생략됩니다. 월간도예 2011.10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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