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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8월호 | 전시리뷰 ]

가인佳人-동양미술 속의 아름다운 사람들
  • 편집부
  • 등록 2011-10-11 14:51:30
  • 수정 2011-11-17 14:3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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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인佳人-동양미술 속의 아름다운 사람들

이화여자대학교 창립 125주년 기념전

 

2011.5.4~7.23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

 

선조들에게 있어 가인佳人의 의미는 아름다운 자태를 지닌 사람 외에도 정의로운 의기를 지닌 사람, 학문연마와 후진 양성에 열의를 다하는 학자, 효와 충성을 다하는 사람 창조적인 예술혼을 표출하는 사람, 그리고 소박하고 건강한 삶의 여유를 즐길 줄 아는 사람 등 매우 다양한 모습으로 해석된다.

 

이화여자대학교 창립 125주년을 기념해 열린 <가인佳人-동양미술 속의 아름다운 사람들>전이 5월 4일부터 7월 23일까지 교내 박물관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는 한국과 중국, 일본의 전통유물과 현대작품들을 모아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하는 이 시대에 진정한 아름다운 사람이란 어떤 모습과 마음가짐을 지녀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획전으로 펼쳐졌다.
전시에 선보인 작품 중 한국 유물들은 아름다운 사람들을 청심淸心, 의인義人 ,미인美人, 예인藝人, 선인善人으로 구분하고 있다. 청심은 세속적인 욕심을 버리고 순수하고 여유로운 마음을 찾는 사람을 일컫는 고사인물화와 노승과 도인이 그려진 인물화가 소개됐다. 의인에는 정의와 예를 행하는 우국지사, 충신, 학자들의 모습이 담긴 그림들이, 미인은 고운 자태를 지닌 여성을 재현한 회화작품들이 전시됐다. 그리고 예인은 창조적인 예술혼을 지닌 사람을 표현한 작품들이, 선인은 선행을 베푸는 열녀와 효자의 모습을 담은 작품들로 펼쳐졌다. 특히 예인으로 소개된 「청자상감인물화문매병」13~14세기 고려에는 연꽃, 국화, 대나무 아래에서 서書, 화畵, 락樂의 즐거움을 즐기는 문사의 이상적인 생활모습이 담겨있다. 인물화가 그려진 청자는 드문 예로 당시의 종교, 생활문화를 이해하고 고려회화의 경향을 연구하는데 자료가 되는 중요한 작품이다.
중국 유물에는 후한시대의 조각에서부터 근대회화까지 중국의 역사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다채롭게 해석된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세속적인 욕심을 버리고 순수하고 청정한 마음을 추구하는 고사인물화, 선정을 베푼 의로운 왕, 창조적인 예술혼을 보여주는 예술가들, 그리고 아름다운 자태의 미인들이 그려진 작품들을 통해 중국인들의 독특한 가인 관을 느껴볼 수 있었다.
아름다운 사람을 표현한 일본미술 작품으로는 타락한 불교계를 혁신했던 의로운 선승의 초상과 일본 고유의 현악기를 연주하거나 노래하는 예술인들, 고운 자태의 미인을 그린 작품들이 소개됐다. 특히 「우키요에浮世繪」 작품은 찬란하거나 덧없는 아름다움을 노래했던 에도시대 사람들의 미학을 엿볼 수 있었으며 근대 일본 인물화에서는 치밀한 세부묘사와 감각적인 색채, 정적인 화면 구성 등이 돋보였다.
테마기획으로 펼쳐진 전시장에서는 도자작품을 비롯해 혼합매체, 콜라주, 염색, 프린트, 멀티미디어, 유화 등 10명의 국내외 작가들이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들이 소개됐다. 특히 데비한은 32점의 작은 청자흉상들을 체스게임과 같은 형식으로 배치한 「사고의 전쟁」이란 작품을 선보였다. 작가는 다양한 민족적 인종적 특징을 가진 각기 다른 얼굴의 비너스 상을 통해 서구 지향적 사고와 문화식민주의적 경향에 대한 도전을 나타냈다.
이번 <가인佳人-동양미술 속의 아름다운 사람들>전에는 조선시대의 여성시인 허난설헌부터 삶을 긍정하며 노동의 즐거움을 느낄 줄 아는 중국인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건강하고 아름다운 영혼을 지닌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전통적 미의식과 현대적 해석이 어우러져 있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객들은 각 국가의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배경에서 표출된 독특한 정서를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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