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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6월호 | 전시토픽 ]

Popping Popping Play Ceramics 타인의 시선 _ 상상 이상
  • 편집부
  • 등록 2011-08-29 09:55:46
  • 수정 2011-08-29 11: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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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5.4~7.31 경기도 이천창조센터

 

김민경

자유기고가

 

“우리는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묻겠습니다. 당신은 인생을 즐기고 있나요? 놓쳐버린 무언가는 없나요?” 다소 발칙한 질문에 선뜻 대답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2011년, 이천창조센터의 개관전, <파핑파핑 플레이 세라믹전>은 이 사소하면서도 무거운 질문에서부터 시작되었다. Poppig (N:건조열과 압력의 변화에 의하여 주로 곡류를 팽창시켜 가공하는 방법)의 사전적 의미가 그러하듯, 조형 및 설치 분야에서 팝콘마냥 튀는 12명의 신진, 기성작가들의 작품들은 이 무거운 주제에 대한 유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파.핑.파.핑. 한 글자씩 소리 내 읽어 보면,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때어낼 때 나는 소리가 재미있다. 전시 제목 마냥 재미있게 감상하기, 함께 공감하기 또한 이번 전시의 미션인 셈이다. “예술 그 자체를 놀이처럼 즐겨라!” 작가들은 때로는 직설적으로, 누군가는 아주 기묘한 장치로 관람객에게 속삭인다. 유년층부터 노년층까지 함께 공감하고 놀이처럼 즐길 수 있는 소통형 전시. 관람객의 상상력과 작가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채워진 이번 전시는 두 가지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공간 《이야기하는 예술》은 조형작품이 주를 이룬다.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과 가치관이 녹아든 작품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로 관람객과 공감을 이루는데, 모습 또한 경쾌하다. 김현주 작가의 아기자기한 클레이 인형들은 누구라도 동심의 세계로 이끌게 한다. 김태훈 작가의 사랑스러운 오브제는 더없이 친근하다. 갓 구워낸 동물 모양의 비스킷 마냥 말이다. 오브제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면 그의 이야기에 좀 더 집중 할 수 있을 것. 아기를 안고 있는 작은 곰인형의 가슴팍은 올 나간 옷처럼 성긴 구멍이 나 있다. 작가는 희극과 비극적인 면을 은유적을 나타내고자 오브제의 밝은 면을 더 강조한 것이다.
이어진 《소통하는 예술》은 다양한 장치를 활용하여 관람객이 직접 작품에 참여하는 공간이다. 이지영 작가의 「회전하는 숲」은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체험 형태의 작품이다. 크기가 제각각인 원통 형태의 오브제를 손으로 쓸어내리듯 감지하자면, 석고 특유의 부드러움이 촉각을 자극하고, 종소리가 청각을 자극한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추미림 작가의 「WWW: The World, Where, We Live in」 또한 놓칠 수 없을 것. 작가가 그린 밑그림 위에 관람객은 저마다의 상상력을 더해 스티커를 붙여가며 작품을 완성해 나간다. 관람객의 상상력은 작가의 창착 욕구를 자극시키기에 충분할 것이다. ‘마쉬멜로 같은 클레이 인형’, ‘줄 타는 광대를 위한 의자’, ‘토끼 굴로 들어가는 앨리스들을 위한 의자’ 등 동화 속에서나 나올법한 의자들로 구성된 김지혜 작가의 「마주침의 공간」, 김문경 작가의 「사과, 배, 브로콜리」 등 기발한 작품들을 만나고 전시관을 나설 때쯤이면, 우리는 다시 한 번 같은 질문에 마주칠 수 있다.
“이제 당신에게 묻겠습니다. 당신이 잃어버리거나 놓쳐버린 것이 무엇인가요?”
전시를 나오는 순간, 흐뭇한 기억 하나쯤 안고 나올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파핑파핑 플레이 세라믹전을 떠올리며 느낀 무수한 감정과 에너지. 그리고 놓쳐버린 기억들. 작가들은 당신이 그것을 다시 찾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기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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