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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5월호 | 전시토픽 ]

구본창전 Koo Bohnchang
  • 편집부
  • 등록 2011-07-12 16: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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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3.24~4.20

서울 국제갤러리

 

한 사진 작가가 수 십 년동안 모아 온 지극히 개인적인 소장품들을 살펴봄으로써 작가의 작업세계를 조명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전시가 열렸다. 오사카 동양도자박물관의 한국백자 컬렉션, 이타미 준의 달항아리 컬렉션, 기메 박물관의 한국 탈 컬렉션, 동경 민예관의 야나기 무네요시 한국 곱돌 컬렉션 등의 사진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는 사진작가 구본창. 30여 년 간의 그의 작업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다양한 컬렉션 48점이 지난 4월 20일까지 서울 국제갤러리에서 전시되었다.


구본창 작가의 작업이 어떠한 컨텍스트를 통해 탄생되었는가를 파악하는 물음에서 시작된 이 전시는 크게 세 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선보였다. 첫 번째 섹션은 작가가 어린시절부터 모아 온 소소한 오브제들 즉 그의 집 한구석에 놓여있던 청자 항아리, 마당에서 발견된 하얀색 이케바나 수반, 선풍기, 아버지가 가져다 주신 동경 올림픽 안내서, 영화 <졸업>의 카세트는 사진 작가 이전의 구본창의 소중한 기억들이다. 그는 6살 때부터 자신의 관심을 끄는 물건들을 하나씩 간직하기 시작했고 그 이후 지금까지 그의 시선을 끄는 물건들과 이미지들은 그의 곁에 머물며 삶의 여정을 함께 해 왔다. 수백 개의 크고 작은 소소한 물건들이 산재해 있는 그의 작업실은 르네상스 시대 ‘호기심의 방’을 방불케 한다. 여기서 만나볼 수 있는 그의 컬렉션들은 명품 혹은 작품이 아니다. 작가 본인에게 지극히 개인적인 귀중한 가치를 지닌 것들로 작가의 사진작업으로 연장되어 나타남을 알 수 있는 것들이다.
두 번째 섹션은 80년대 작가의 독일 유학시절 작업과 귀국 후 작업했던 작품들로 유학시절 당시 여행사진과 88올림픽 전후 한국의 모습을 기록한 이미지들을 선보였다. 80년대에는 이러한 사진이 작품으로 수용되지 않았던 시기였기에 그 어떤 예술 사진보다 평범한 삶과 독특한 사회문화적 환경 그리고 그것의 변화를 보다 강렬하게 전달하고 있다. 또 여행 중 길거리를 거닐다가 우연히 그의 시선을 끈 삶의 모습들과 물건들은 구본창의 개인적 시공간과 작업 시공간을 넘나드는 것이었다.
마지막 섹션에서는 이타미 준의 달항아리 컬렉션, 오사카동양도자박물관의 한국백자 컬렉션, 기메박물관의 한국 탈 컬렉션, 동경민예관의 야나기 무네요시 한국곱돌 컬렉션, 문방구, 명기 등의 개인컬렉션 등 구본창이 찍은 타인의 개인 컬렉션 사진작품이 전시됐다. 김성원 전시기획자는 “이번 전시에 소개된 구본창 개인 컬렉션은 우리에게 한 개인의 삶을 함께 호흡하며 동시에 그의 작업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망해 볼 수 있게 합니다. 이 전시를 통해 구본창의 삶과 그의 ‘숨겨진 눈’과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그의 ‘카메라의 눈’의 복잡미묘한 관계를 가시화했습니다.”라고 전했다.
작품 뿐만 아니라 작가의 컬렉션을 보여주는 새로운 접근의 기획이 돋보인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에게도 사고의 지경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장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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