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27~12.31 영암도기박물관
구림도기의 우수성과 전통도예의 멋을 느낄 수 있는 2010 기획전 <온고지신溫故知新>이 지난 10월 27일부터 12월 31일까지 영암도기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6명 도예가들이 각각 5, 6점의 현대도기 작품을 출품해 관객들과의 소통의 자리를 마련했다.
이천시에서 토루 도예공방을 운영하는 곽경태 도예가는 「수레질 항아리」 2점과 「타렴항아리」 3점을 출품했다. 작가는 전통도기 본연의 색상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숯과 조개껍질, 낙엽 등 자연 소재의 재유를 이용해 작품을 완성했다. 여주 오부자옹기 대표 김창호 도예가는 「질항아리」, 「질독」, 「질수박동이」, 「질수레문단지」, 「질동이」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전라도의 거친 흙과 경상도의 고운 흙을 섞어 사용한 점이 특징인 그의 작품은 생활도기로 쓰기에 적합하다. 단단하면서도 통기성이 좋은 작품은 꺼먹이 번조와 푸레번조를 통해 완성됐다. 충청남도 태안과 프랑스를 오가며 작업 중인 양승호 도예가는 트임기법을 이용한 「항아리」, 「화병」, 「항아리를 응용한 조형물」을 선보였다. 작품들은 흙으로 빚었다기보다 마치 흙 속에서 갓 꺼낸 느낌이 든다. 다듬지 않은 듯 거칠게 갈라진 표면은 그만의 참신한 기법이 돋보인 부분이며 불길 방향에 따라 달리 입혀진 색채와 광채는 자연스러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청주에서 호죽도방을 운영하는 이강효 도예가의 「분청사기」 작품은 탁월한 조형미와 힘이 넘치는 선, 화장토를 이용해 자유롭게 그려낸 그림들이 간결하고 경쾌한 느낌을 준다. 그가 사용한 분장기법과 상감기법은 실용기 위주에서 벗어나 감상의 용도로써도 손색이 없다. 이인진 홍익대학교 도예·유리과 교수는 「항아리」와 「화병」 6점을 선보였다. 기본적인 기의 형태에 충실한 그의 「항아리」에는 간단한 문양과 장식을 더해져 동양화와 같은 서정적 표현이 잘 나타나 있다. 또한 석기점토를 사용해 어두운 회색부터 갈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색감을 머금고 있다. 모던한 실내공간과 어울리는 「집모양 화기」는 감상과 장식을 목적으로 완성한 작품이다. 전라남도 무안군에서 토방 우후리를 운영하는 임영주 도예가는 무안에서 직접 채취한 태토로 작품을 완성했다. 작가는 갑발 안에 숯과 소금 등 다양한 재료를 기물과 함께 번조시켜 기물 표면에 우연적 효과를 나타냈다. 특히 연이 자연스럽게 배인 「흔적」이라는 작품에는 그가 의도한 도기의 자연미가 잘 묻어나 있다.
김규화 영암도기박물관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국내 현대도예가의 도기작품을 전시함으로써 도기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되새기는 한편 시유도기의 고장 영암에서 현대도기의 다양한 시도를 보여준다는 면에서 그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김성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