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주 도예전
갑발匣鉢에 담긴 즐거움
2010.1.13~1.19 서울 공예갤러리 나눔
공산 임영주 도자전이 열린 지난 1월 13일은 유난히도 추웠으나 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새봄이 찾아온 듯 따스한 내음을 느낄 수 있었다. 작가는 얼마 전부터인가 한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외로 열심히 활동 중인 그의 열정에 젊음을 흠뻑 느낄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공산 임영주는 흙을 너무 좋아한다. 넘치는 열정과 에너지를 흙에 넣고 표현해내고 싶은 욕심이 강해 흙으로 작업할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떤 장르도 마다하지 않고 도전해 보고자 한다. 그동안 여러번 공산의 작업을 보아왔지만 갑발을 이용한 꺼먹이 기법에 도전한 새로운 이번 작업들은 필자를 비롯한 여러 작가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보통은 한길의 작업 틀에서 평생을 보내는 것이 흔한 작업관인데 공산은 벌써 여러 번 껍질을 벗어 낸 것이다. 늘 새로움에 도전하고 기꺼이 부딪쳐 보는 공산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무안에서 작업을 하고 무안분청사기를 모태로 하는 그의 작업은 이번 전시 작업에서도 분청의 물레선과 심성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자유분방한 선과 면 그리고 자욱을 통해 그의 그릇에는 여유가 묻어난다. 평소 생활이 수더분한 그의 성품이 작품에 물씬 깃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꺼먹이 기법과 소금 작업을 선보인 공산의 이번 전시는 자연이 이뤄낸 작품들이 또 한번 비상함으로 새로운 곳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그의 작품세계의 끝이 어디인지 기다려지는 즐거움 또한 나에게는 그가 준 큰 선물이다. 남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작품관에 시선을 쏟는 그의 성품에 우리 도공들도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과 불, 흙으로써 탄생한 도자기에 공산의 마음과 혼을 넣을 수 있다면 그의 삶이 저 넓은 바다에 넘칠 것이다.
정철수 몽평요 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