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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9월호 | 전시토픽 ]

손창귀·김영은 도자 2인전
  • 편집부
  • 등록 2009-07-14 15:14:10
  • 수정 2009-07-14 15: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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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사이에서의 변주
  • 이진숙 한향림갤러리 전시기획팀 팀장


설치installation 작가들에게 있어 ‘어디에 꾸미느냐’하는 장소의 문제, ‘어떤 것을 사용하는가’의 재료의 문제, 그리고 ‘무엇을 보여주는가’ 하는 발상의 문제는 다른 장르에 비해 보다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즉 이러한 설치미술의 전개는 꼴라쥬collage, 오브제object, 설치installation로 이행되면서 새로운 접근법들을 시도한다. 한향림 갤러리에서 열린 손창귀·김영은 도자 2인전 가 8월 9일부터 9월 2일까지 진행되었다.

이번 전시에서 두 작가는 지난 미국 여행에서 받은 감흥의 기억들을 자신들의 조형요소 예를 들면 새, 양, 거북이, 무당벌레, 꽃 등의 자연적인 오브제들을 통해 실내interior와 실외exterior를 장식할 수 있는 도자 조형 설치 작품들을 선보였다.
사람은 한 번 빚어진 그릇 같다. 외형의 변화가 어느 정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 본래의 꼴, 형태는 변하기 어려운 법이다. 「새」, 「양」시리즈는 두 작가가 지금까지 꾸준히 작업해온 자연에 대한 섬세한 주제로 발현된 모티브이다. 대중들에게 친밀감을 주는 그릇을 비롯해 소품, 도조, 환경설치까지 새로운 세팅으로 보여주고 있는 손창귀는 ‘새’와 ‘물고기’ 등 자연친화적인 모티브를 앤틱가구와 도자 벽화의 반입체 형상들로 응용하여 작가만의 독특한 인테리어 감각으로 예술성과 실용성의 결합을 시도했다. 그리고 구상적 형상에 몰두해온 김영은은 ‘양’의 다양하고 역동적인 형상들을 항아리와 볼에 접목시키며 공예의 섬세하고 디테일한 느낌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렇게 작가만의 자연 오브제들의 연작들이 구체적인 형상들을 취하면서도 세부적인 묘사는 생략된 채, 다양한 포즈만으로 감상자의 상상력을 유도하고 있다는 점은 구상적인 형태가 지닌 진부함을 극복하게 하는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도조의 스케일이 이런 식의 연출 공간으로 확장되는 것은 비슷한 형태의 도자 조각이라도 놓이는 장소에 따라 매우 다른 의미를 초래한다. 따라서 그들의 작업은 딱히 설치라고 할 수 없는, 결코 하나의 범주로 이해되거나 규정될 수 없는 자유분방함과 복잡성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특히 구성방법에 있어 주목되는 점은 ‘대조적인 요소들의 병치’이다. 예컨대 물고기와 숫양에서는 인간과 동물을 대비시킴으로써 삶의 복합성을 암시하는 동시에 메시지의 전달효과를 배가시킨다. 물고기와 숫양은 평화로운 자연에 대한 소망을 함축한다. 우리는 인간에 의해 희생된 동물의 모습에서 힘의 논리로 물들여진 인간의 역사를 치유할 길은 자연에 내재한 원초적 지혜를 회복하는 것 밖에는 찾을 수 없음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런 작업경향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들 작가의 작업세계에 일관되게 관철되어 온 요소들이다. 전혀 새삼스럽지 않은 차이를 다시 만나면서 그 시간이 꽤 진행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자연을 대상으로 출발하여 흙이라는 매체를 통해 절제된 미학을 가시화한다면 마치 정지된 시간 속의 풍경을 보는 것 같다. 맑은 공기가 감도는 형상과 선명하고 사실성이 돋보이는 독립된 자연풍경은 외롭기보다는 친근감을 주는 자연의 풍경으로 대중에게 쉽고 친밀하게 다가가가기 위해 공예적인 것을 작품으로 흡수시킨다. 이러한 끝없는 매체에 대한 탐구심으로 두 작가는 관람자들과의 교감을 시도한다. 언뜻 보기에 가벼워 보이면서도 치밀한 구성과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정확성은 관람객들에게 서로 다른 해석의 여지를 주고 있다. 이러한 점은 두 작가가 흙이라는 재료의 힘과 형상의 힘을 잘 조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가변적이고 순간적이자 이내 사라질 운명에 처한 자연의 초상, 결국 흙으로 만드는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 숨어 있는 만물의 이치를 모든 사람들이 이해하기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는 것이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08.9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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