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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08월호 | 전시리뷰 ]

‘右回展- 흙 불 에너지´ 展 2002 6. 17 ~ 7. 11 영은미술관
  • 편집부
  • 등록 2003-07-11 14:34:01
  • 수정 2018-02-19 11: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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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右回展- 흙 불 에너지´ 展 2002 6. 17 ~ 7. 11 영은미술관

右回展- 흙 불 에너지 글/배명지 영은미술관 학예연구원

 흙은 단순히 물질적인 재료의 차원을 넘어 인간의 탄생과 죽음에 연루되어 있는 상징적인 매체이자 대지의 개념을 포괄하며 생명의 모체로 인식되는 문화적 매체이기도 하다. 흙의 물질성과 불의 소성을 기반으로 빚어지는 도자기는 실용성을 위해, 혹은 미학적인 목적으로 동 서양을 막론하고 오랜 기간 인간들의 삶과 함께 존재해왔다. 도예가들은 흙과의 직접적인 접촉으로 자연(흙+물+불)과 일체성을 회복하고자 하였으며 물아일체로서의 교감을 백자, 청자, 분청 등 여러 종류의 도자기로 형상화하였다. 이번 ‘右回展- 흙 불 에너지’ 展에는 용기로서의 전통 도자의 한계에서 탈피하여 도자의 미학적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확대한 ‘조형 도자’ 일명 ‘도조’의 다양한 영역을 선보였다.

 회화와 도예를 결합하고, 도예와 조각을 자유로이 넘나들며, 오브제 및 설치미술로서의 도예를 제시하기도 하는 조형 도자는 장르 간의 상호 소통성을 기본 특징으로 한다. 조형 도자는 1950년대를 전후하여 미국에서는 추상 표현주의의 회화적 맥락과 함께 시작되었으며, 일본에서는 야기 가즈오(八木一末)에 의해 시작되었고, 1950년대 후반부터 전개된 한국 현대 도예계에도 해외유학파들에 의해 그 영향이 미치기 시작하였다. 이번 전시작품들의 표현범위 역시 회화적 도자에서 도자적 회화, 조각적 회화, 회화적 조각, 조각적 도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이들간의 구분은 매우 모호한 혼성적 양상을 띄고 있는데, 이는 이번 전시가 탈 장르적이고 실험적인 현대 미술의 중심맥락과 함께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흙과 불의 살아있는 힘이 상호작용하며 상생(相生)하는 가운데, 작가의 창조적 에너지가 창출해내는 무수한 조형 언어에 주목하게 된다. 작가들은 태토, 유약의 속성, 불의 소성(燒成) 등의 속박에서 벗어나 흙 자체의 의미나 재료를 탐구하고 새로운 이미지와 새로운 형태를 추구하고 있다. 흙의 생생한 질감과 변화을 강조하며 물성과 질료에 대해 탐구한 작품에서 시작하여 흙 표면 자체를 하나의 캔버스로 인식하고 표현적 운필을 가한 추상회화적인 도예작품들, 그리고 흙과 오브제를 결합하여 비정형의 형태를 암시하는 오브제 도예 및 구상조각을 연상시키는 사실주의적인 작품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도조 작품들을 선보였다. ‘右回展- 흙 불 에너지’ 展 은 흙과 불과 에너지라는 도예형성의 자연적 기본요소에 중점을 맞추고 전통과 실험을 융합시킨 33인의 도조 작품을 통해 한국 현대도예의 최근 흐름을 보여주었다. 또한 이천 아트센터의 <左回展 - 미디어의 제고(II)>와 연계되어 열린 이번 전시는 흙과 불이라는 근원적 질료를 작가의 에너지와 함께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승화시킴으로써 한국 도자예술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준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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