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임과 형태의 아름다운 요소를 가진 주전자를 다양하게 표현하는 주전자전의 <이야기를 담은 주전자전>이 지난 달 갤러리 온에서 선보였다. 이번 전시에는 조형 및 전통주전자류 29개 작품이 출품돼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야기를 담은 주전자전>은 주전자전의 10주년을 기념하는 뜻으로 10글자를 이용한 제목 안에서 작가의 개성과 역량을 담은 내면의 이야기를 주제로 펼쳐졌다. 지난 시간과 10년의 의미를 돌아보고 색다르게 표현되는 주전자의 기능성과 작품성을 겸한 작품들이 엿보였다.
주전자는 몸통, 손잡이, 뚜껑, 물대 등 여러가지 구성요소를 지니고 있어 조형적 변화가 다양한 대표적인 도자형태이다. 실용적인 주전자와 함께 현대에는 많은 작가들이 순수조형작품의 소재로 주전자의 기형을 즐겨 활용하고 있는 추세다. 이번 주전자전에는 자유주제에 의한 작가 개개인의 역량에 중점을 작품에 담았으며 순수조형작품으로 제작한 실험적인 주전자 작품과 실용적인 산업도자와 전통도자로써의 주전자 등 다양한 재질의 개성있는 작품들로 구성됐다. 「주전자에게 시간을 주다」는 도예가 김형준의 작품으로 다양한 색채를 담고 있고 김현경의 「선을 따라 떠나는 이야기」는 몸통은 흙의 질감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손잡이는 타재료를 이용했다. 박현주의 「열매가 붉게 익어가는 날」에는 이야기의 소재를 장식적으로 표현했고 최지민의 「넌 무슨생각을 하고 있니」는 기성제품을 결합한 주전자로 변형시켜 나타냈다.
주전자전은 1998년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작가들이 주전자라는 공통된 주제아래 <주전자!주전자!>전을 시작으로 매회 다른 주제로 주전자를 새롭게 표현하며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Coffee>, <녹차와 다구>, <이야기가 있는 주기>, <선물>, <17cm>, <주전자의 여행이야기> 등 주전자전은 실생활화의 소재에서 따온 것들이 많아 관람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앞으로도 주전자의 매력적인 형태와 함께 재미있고, 유쾌한 창의력의 세계를 지속적으로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연주 기자maigreen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