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한 푸름에 바치는 기도
종교와 무관하게, 누구나 행하고 있을 바람이라는 심리를 기도라 하고, 기도하는 심리는 원시적인 인간의 원시적이고, 순수한 심리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나의 작업은 조형의 기본 요소인 점, 선, 면 그리고 청색, 백색의 절제된 색상 표현으로 이루어져 있다. 온화한 푸른빛의 기면 위에 중첩된 요소들이 작품에 쌓이고, 새로운 표정을 부여한다. 그렇게 완성된 작품은 간절히 바랐던 기도의 흔적이 된다. 사람들은 기도라는 정신적인 활동의 증명으로서 주로 반복적인 행위를 행하는데, 나는 그 흔적으로서 주로 돌탑을 모티브로 삼았다. 돌탑은 반복적으로 돌을 하나씩 쌓아 올리는 행위의 집적으로서, 인간의 바라는 심리를 끄집어낸다.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돌을 반복적으로 쌓아 올리는 행위는 ‘바람의 행위’로 해석할 수 있고, 돌탑은 그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나 역시 점, 선, 면을 반복적으로 쌓아 올리거나 옆으로 펼쳐내는 작업을 통해 내가 바라는 것들에 대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작업에 임한다. 기器 작업의 경우에는 물레로 제작한다. 액체가 담겼을 때는 그 동요動揺에 따라 그 일렁임이 보일 정도로 얇게 깎아 백자가 갖는 특성인 투광성을 살린다. 하지만 깎아내는 기술을 과시하거나 투광성 표현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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