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흙으로 전통적인 작업과 현대적인 작업을 유기적으로 하며 한국미를 작품에 담는 것을 추구한다. 나에게 ‘한국적 미’란 단순하고 절제돼 있는, 자연 친화적인 요소를 품고 있는 아름다움을 의미한다. 우리의 정신이 깃든 도자기와 고미술품을 통해 한국의 미니멀리즘 정신을 느낄 수 있다.
나는 달항아리와 도자 드로잉 작품을 통해 선조의 정신과 현시대 감정의 속성을 드러내고 있다. 업다지 달항아리는 서로 다른 두 개의 합일을 통해야만 비로소 하나의 형태로 완성된다. 불완전한 개체가 만나 순박한 완전함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철학이 선비 정신을 대변하고, 그 자체로 전통의 미학을 품고 있다. 또한 흙을 활용해서 도판과 항아리를 제작하고, 그 위에 인간의 감정과 삶을 주제로 한 드로잉 작업을 하고 있다. 여백에 점, 선, 면을 활용해 최소한의 요소로 삶의 흔적을 회화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청화 안료를 통해 나타나는 코발트 농담은 ‘나’라는 자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강원도 양구에 새로 자리 잡은 지 어느덧 7년이 지났다. 모든 것들이 낯설기만 했던 나에게 가장 먼저 다가온 것은 ‘자연’이었다. 태백산맥 능선의 선이 겹겹이 쌓여 불규칙한 모양을 이루고 있었고, 이는 마치 인간의 모습과 담담하게 닮아 있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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