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 출신 도예가의 유약 실험실
도마산도예
도마산도예 | 김종식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부흥로 275번길 24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려 파주에 위치한 도마산도예 공방에 도착했다.
다락방을 포함해 3층으로 된 도마산도예 공방은 도마산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도예 작가 김종식의 거처이자 작업실이기도 하다. 작가는 카이스트 전산과를 졸업하고 국내 대기업, 벤처기업에서 개발, 엔지니어링 업무를 하다 퇴직 후 도예를 만났다. 예술인 듯, 화학인 듯 복합적인 매력을 지닌 도예에서 그는 공대 시절의 재미와 실험 정신을 다시 느꼈다고 한다. 마당에서 키우는 암탉이 낳은 따끈한 달걀을 꺼내주며 작가는 말했다. “전원생활이 꿈이었는데 이곳에서 이뤘죠. 지금은 도예작업으로 새로운 꿈을 그리고 있어요.” 도마산 아래, 공대 출신 도예가의 공방과 함께 그가 부지런히 채워가는 꿈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았다 .
글. 이은미 기자 사진. 편집부
공대 출신의 회사원이었던 작가님이 도예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파주에 도마산도예 공방을 차리게 된 배경이 궁금해요.
예전에 책에서 읽었는데 어떤 일을 재미있게 하려면 쉬운 부분
도 있지만, 좀 어려운 부분도 있어야 한 대요. 쉬움과 어려움이 조
화로워야지만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요. 저한테 도자기가 그랬어
요. 쉽게 하려면 아주 쉽게 완성할 수 있지만, 깊이 생각하면 끝없
는 어려움이 존재하는 거죠. 처음엔 지인의 도자기 공방에서 주말
마다 배웠는데, 1년 정도 하니 취미가 아닌 제대로 배워보고 싶었
어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단국대학교 평생 교육원과 동 대학
원에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석사 과정을 마쳤죠. 특히 대학원
을 다니며 유약의 매력에 빠졌어요.
유약이 일종의 화학이거든요. 제겐 화학 성분을 바꾸고, 수치와
계량으로 작업하는 유약이 익숙하고, 재밌었어요. ‘퇴직하고 무엇
을 할까?’라는 질문에 젊었을 때부터 그리던 한적한 전원생활과
앞으로 몸이 받쳐줄 때까지 도자기를 하고 싶다는 답이 나오더군
요. 그 교차점이 집과 작업실이 합쳐진 지금의 공방인 셈이죠.
도마산도예 공방의 공간을 간단히 소개 부탁드려요.
1층은 작업 공간과 작은 갤러리로 구성돼 있어요. 작업 공간은 가
스가마, 전기가마, 도판기 등의 큰 장비가 있는 가마 실을 비롯해
작은 시편 가마와 각종 유약을 보관하는 창고, 발 물레 2개와 건조
대로 구성된 작업실로 구성되어 있어요. 갤러리 공간에는 지금까
지 작업한 작품들을 전시해 두었습니다. 2층은 저와 아내가 지내
는 거처, 3층은 작은 다락방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집 밖에는 상추
를 키우는 텃밭과 작은 닭장, 그리고 마당이 있습니다.
집과 작업실이 하나로 합쳐질 때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요?
흙이라는 게 적당하게 말라야 할 때가 있잖아요. 작업실과 집이
멀면 수시로 흙을 들여다보고, 섬세하게 관리하는 게 쉽지 않죠.
여긴 작업실과 집을 왔다, 갔다 하며 수시로 흙 상태를 살펴보고,
조절할 수 있어서 좋아요. 다른 얘기지만 공방을 지을 때 시각적
으로 신경 쓴 부분도 있어요. 작업실은 노출 콘크리트로 회색빛,
거처는 직접 제작한 타일과 벽지로 녹색 빛으로 채워지게 했어요.
-----이하 생략
<</span>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3년 7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