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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1월호 | 작가 리뷰 ]

젊은작가│도자 풍경의 중첩 도예가 장완
  • 편집부
  • 등록 2021-12-07 12:39:22
  • 수정 2021-12-07 12:3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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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

도자 풍경의 중첩

도예가 장완

글.박진영 객원에디터 사진.장완 제공

 

도예가 장완은 직육면체의 기를 만들고 기벽에 구멍을 낸다. 그 구멍은 기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매개가 되고 맞은편 기벽의 또 다른 구멍과 그 너머의 풍경을 담는 창이 된다. 작가는 ‘너른 창’ 하나를 냄으로써 ‘텅 비어 있으면서도 꽉 찬 공간’을 완성한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의 중첩을 만들어낸다.

「볕과 그림자」 시리즈 various sizes | 2021

 

 

도예가의 그릇을 ‘방’에 비유하기도 한다. 규모는 달라도 내부에 뭔가를 담거나 품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릇을 축소된 방이라 여기는 것이다. 도예가 장완의 그릇器은 직육면 체의 형태로 인해 좀더 직접적으로 네모난 방, 혹은 건축물을 연상시킨다. 몇 년 전, 어느 전시에서 처음 본 작가의 작품이 인상 깊이 남았던 이유도 직육면체의 합이라는 형태 때문이었다. “대학교 4학년 때 졸업 작품을 준비하면서 직육면체 형태의 합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직육면체의 형태는 우리 주변의 공간을 생각하면서 떠올리게 되었어요. 도자 작업을 하면 그릇을 많이 만들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릇이 ‘축소된 방’처럼 느껴지라구요. 특히 합은 뚜껑을 덮으면 내부와 외부가 확실히 구분되니까 제가 표현하고 싶은 ‘기器의 공간성’을 표현하는 데 적합한 주제였습니다.” 게다가 작가는 그릇(몸체)을 덮는 뚜껑의 역할을 확장하고, 두 요소의 결합을 통해 ‘의외성을 가진 새로운 외형을 형성’한다. 한쪽 모서리를 여러 모양으로 파낸 뚜껑으로 몸체를 덮은 ‘볕과 그림자’, 몸체와 뚜껑에 낸 구멍(창)이 만나고 각각의 형태가 어우러지면서 새로 운 풍경을 만들어내는 ‘긴 그림자’와 ‘달이 있는 뜰’ 등 그의 합은 몸체와 뚜껑이 결합해 또 다른 풍경을 이룬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사용자가 뚜껑을 덮거나 열면서 기물에 움 직임을 주는 역할을 하게 되죠. ‘달이 있는 뜰’은 이런 움직임이 더해지면서 능선 너머로 달이 떠오르는 풍경을 보여줍니다.”

 

「달이 있는 뜰」 18×9×6.3cm, 12.3×6×17cm | 2018

 

작가는 판 성형 기법으로 직육면체의 방을 만든다. 그가 구현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도자로 고스란히 표현하기에 판 성형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작업 과정은 무척 까다롭고 정밀한 계획을 필요로 하지만 이런 방식이 작가의 꼼꼼한 성격에도 잘 맞는다. “판 성형은 만드는 중간에 수정하기가 힘들어요. 흙 판을 재단하는 과정에서 형태와 크기가 모두 정해 지기 때문에 1mm를 두고도 고민하죠. 특히 기물에 창을 내서 내부와 외부의 풍경이 중첩되도록 만드는 작업을 할 때에는 어떤 형태의 창을 뚫어 어떤 형태를 중첩시킬 것인가를 신중하게 구상해서 정확한 치수를 정합니다.” 작가의 판 성형 과정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흙 판을 여러 장 밀어 놓고 건조하는 동안 스케치를 구체화해서 정확한 치수를 정한다. 판이 어느 정도 건조 되면 한꺼번에 재단하고 완전히 건조시킨 다음 슬립을 이용해 각 판을 접합한다. “백자는 입자가 아주 고와서 바짝 마른 상태에서도 수분이 닿으면 순간적으로 흡수하 거든요. 그 수분을 이용해 각 판을 접합하는데 그 순간에 정확하게 붙여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 과정에서 판 이 틀어지는 걸 최소화할 수 있어요. 처음에는 이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어요. 흔히 하는 것처럼 수분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는 상태에서 접합했는데 점점 원하는 형태를 구 현하기가 어려워지더라구요. 더군다나 합을 만들 때에 는 몸체와 뚜껑의 수분도를 맞추는 일이 굉장히 힘들어 서 아예 완전 건조시켜 접합하는 이 방식을 택하게 되었어요.”

 

「풍경을 바라보는 법」 9×5.3×18.3cm | 2020

 

 

장완 작가는 작년에 첫 개인전을 가졌다. <공간 사유 Spatial Thought>라는 제목으로 연 이 전시에서 그는 직육면체의 방을 좀더 자유롭고 다채롭게 풀어냈다. 합에서 뚜껑을 덜어내고 몸체에 창을 좀더 과감하게 내서 기능성보다 조형성에 중점을 두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네 개의 기로 구성한 ‘풍경을 바라보는 법’이다. 작가는 한 면에는 똑 같은 위치에 똑 같은 크기의 원형 창을 내고 맞은 편에는 각기 다른 형태의 창을 냈다. 각기 다른 창으로 똑 같은 원형 창을 바라볼 때 서로 다르게 중첩되는 모양을 볼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작가의 설명대로 ‘같은 풍경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방법’이다. “우리가 사는 도시에는 딱딱한 건물이 주를 이루지만 그걸 둘러싼 산이나 강도 많이 볼 수 있잖아요. 제 작품의 이미지가 건축적이고 도시적이지만 그 창을 통해 바라보는 풍경은 또 다를 수 있어요. 도시와 자연이 어우러진 풍경을 떠올 리면서 기물에 낸 창을 통해 어떤 풍경을 내보이면 좋을까 상상하며 작업합니다.” 창이 뚫린 그의 기물에는 빛과 그림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창을 통해 빛이 들어 그림자가 지고, 빛과 그림자가 시간에 따라 달라지면서 작품 의 인상을 바꾸고 분위기를 완성시킨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작가는 자연광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작품 사진으로 이번 개인전 도록을 만들었다.

 

 

_____이해생략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세라믹코리아2021년 11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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