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작가 │ 심상의 레이어드 도예가 장다연
글. 박진영 객원에디터 사진. 장다연 제공
장다연 作 「In my heart tree Ⅱ」2021
장다연 작가의 도자기는 세밀화를 품고 있다. 가까이 들여다 보면 볼수록 그 안에 오묘 한 세상이 펼쳐진 걸 알 수 있다.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다. 그림 은 작가의 마음과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로, 도자기 역시 이를 담아내는 입체적인 매체 이다. 처음에 작가는 도자용 안료로 그림을 그려 넣는 작업을 주로 했는데 점점 자신만 의 그림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졌다. “교수님 연구실에 갔다가 우연히 어느 일 본 도예가의 작은 도자기를 봤는데 굉장히 독특했어요. 얇은 금박을 오려 붙이고 그 위 에 유약을 발라 구운 건데 그 기법이 궁금하더라고요. 찾아 보니 일본 이시카와현에 있 는 쿠타니야키기술연구소에서 배울 수 있어 그곳으로 유학을 갔습니다.” 쿠타니야키기 술연구소는 일본의 전통 도자기 중 하나인 쿠타니야키를 연구·교육하는 곳으로 작가를 이곳과 이어준 일본 도예가 히데아키 스즈키 역시 이곳 출신이다.
우리나라에는 비교적 덜 알려진 쿠타니야키는 왕실에 납품하던 채색 자기로 색과 문양 이 정교하고 화려하면서 깊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의 또다른 채색 자기인 아리타 야키는 주로 수출용으로 만들어져서 세련되고 모던한 느낌이라면 쿠타니야키는 좀더 회화적이에요. 저는 이런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제가 원하는 그림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전쟁 피해를 한번도 입지 않을 정도로 정말 외진 곳에 자리한 쿠타니야키 기술연구소에서 작가는 주말도 없이 공부하고 작업하며 도자기에 자신만의 그림을 완성해 나갔다.
장다연 作 「Red blossom」2020
쿠타니야키의 수십 가지 기법 중에서 작가는 하회(유하 채 釉下彩)와 상회(유상채 釉上彩)를 함께 사용한다. 하 회는 말 그대로 유약 아래에 그림을 그려 넣는 기법이고 상회는 유약 위에 그리는 기법이다. 우리나라에서 전통 적으로 청화나 철화 같은 하회 기법은 널리 쓰였지만 상 회를 적용한 도자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중국에서 상회 기법을 받아들일 무렵 우리나라는 조선시대였어요. 조선 시대에는 도자기에 색을 넣는 걸 사치라고 생각해 백자 를 많이 구웠고 반면에 일본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자 기들만의 스타일로 완성시켰어요. 이런 도자 역사 때문 에 지금도 우리나라에서는 상회 자체가 낯설고 이런 작 업을 하는 작가도 거의 없어요.”
보통 도자기는 초벌을 하고 유약을 발라 재벌을 해서 완 성하지만 상회 같은 경우에는 재벌을 한 상태에서 유약 으로 그림을 그리고(상회) 다시 굽는다. 기본이 삼벌이고 그림의 겹을 더할수록 번조 횟수는 늘어나게 된다. “하회 와 상회로 제 내면의 심상을 레이어드합니다. 언뜻 봐서 는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이런 작업 과정을 통해 그림의 입 체감과 깊이감을 더하는 것이죠. 내면에 쌓이는 것들을 투영하는 거예요.” 상회를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전사라고 오해하기도 하고, 일본 전통 도자기를 공부한 이력 만 보고 일본색이 짙다고 평가하기도 하지만, 그의 작업 을 제대로 살펴 본다면 이런 말은 못 할 것이다. “내면의 심상과 감정선을 도자기에 투영하는 데 하회와 상회가 적합해서 이 기법을 계속 쓰고 있어요. 처음 봤을 때 가 슴이 두근거리고, 이 그림은 뭘 말하는 걸까, 궁금해지는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_____이해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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